[차길진 칼럼] 공자도 젊었을 때 안 해본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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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으면 성공한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부자의 행동을 따라 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정말 그들처럼 따라하면 모두가 성공하고 부자가 될 것인지 묻는다면, 대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따라하면 성공할 가능성은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지나온 시간과 생각까지 따라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할 수 있다. 어설픈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성공은 없으며, 따라 하려면 제대로 따라 해야 한다.
성인(聖人)의 한 사람인 공자(孔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재주가 많고 여러 면에 재능도 있었다고 한다. 재주와 재능이 많은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젊었을 때 미천한 집에 태어나 비천하게 살았다. 그러다 보니 살기위해 창고지기나 목장 관리 등 이것저것 안 해본 것이 없어서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것이다.”
고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자동차, 건설, 조선 등 국가 기간산업으로 큰 성공을 이루었지만 그가 처음에는 쌀가게 점원으로 자전거 배달 일을 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사전준비 없이 해외공사를 시작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입었던 사실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만 했던 시절에 그러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의 현재의 모습만 바라본다. 성공하기위해 지나온 과정들이 아닌, 인생의 최고점에 있는 모습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 현재의 화려한 모습만 따라하고, 과거 고생했던 부분은 지나쳐 버리니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고, 제대로 모르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성공한 벤처회사가 있었다. 개성이 강하고 각자가 뛰어난 실력을 가진 직원들은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일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았다. 근무 외 시간에는 술도 마시고 함께 운동도 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밤을 새워 아이디어를 냈다.
그들의 성공적인 모습을 보고 창업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 자신들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앞서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즐기기 전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또 어떤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 냈는지 그들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성공한 벤처인의 모습은 보면서도 연구실 불이 밤새 꺼지지 않은 모습은 보지 못한 것이다.
작년에 한 사람을 지인의 고급 식당에 취직시켜 주었다. 그는 몇 년 후에 자신의 식당을 갖겠다는 포부로 밑바닥부터 열심히 일을 배웠다. 그러다 어느 날 간다는 말도 없이 그는 고향으로 내려가 버렸다. 식당에서 함께 근무한 사람들이 그가 떠난 이유를 궁금해 했다. 한 달 후 그는 나를 찾아와 그만둔 이유를 말했다. 힘이 드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자존심을 극복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이 자존심을 내세우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 공자도 젊었을 때는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양(陽)이 있으면 반드시 음(陰)이 있고, 그 양은 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세상에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단지 쉬워 보일 뿐이다. 피상적인 것, 행복한 모습만 생각한다면 머지않아 실패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진정 성공한 사람을 따라 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봐야 한다. 그가 걸어왔던 자갈밭 길을. (hooam.com/whoi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