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 첫 동양인 장군이 되고 싶습니다. "

칠레 한인 1.5세 이정욱 씨(20 · 사진)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칠레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이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2살 때인 1993년 가족들과 함께 칠레로 이민 갔다. 명문고인 산티아고 칼리지 졸업반이었던 2년 전 "공군 유니폼을 입고 전투기를 몰아보고 싶다"는 어릴 적 꿈을 이루려고 공사의 문을 두드렸다. 필기시험과 체력검정 등을 통과했지만 칠레 국민만이 입학할 수 있다는 규정에 걸려 입학할 수 없었다. 결국 국적 변경과 함께 재도전했다. 지난해 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고 이달 초 공사 생도가 됐다. 피노체트 군사정권의 영향으로 여전히 장교를 상류층으로 여기는 칠레에서 입학 자격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공군사관학교에 한인이 입학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씨는 "학교에서도 1942년 첫 생도를 받은 이후 동양인 생도는 최초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재학 중에는 전체 생도 480명의 대표인 생도 대장에 도전해보고 싶고 궁극적으로 첫 한국계 장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