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후반 45분 고공 헤딩 결승골…공격포인트 '텐'
'블루 드래곤' 이청용(23·볼턴 원더러스)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소속팀을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으로 이끌었다.

이청용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의 세인트 앤드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버밍엄과의 2010-2011 FA컵 8강전에서 후반 45분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3-2 승리를 일군 주인공이 됐다.

후반 16분에 교체투입돼 이번 시즌 세 번째 골 맛을 본 이청용은 이로써 공격 포인트를 10개(3골 7도움)로 늘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해였던 지난 시즌 5골 8도움에 이은 2년 연속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다.

이청용의 득점은 지난해 11월 뉴캐슬과의 정규리그 14라운드 홈경기에서 이번 시즌 2호 골을 뽑아내며 팀의 5-1 승리에 일조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새 공격 포인트는 지난달 14일 에버턴과의 정규리그 27라운드에서 후반에 교체투입돼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며 시즌 7호 도움을 작성한 이후 한 달만이다.

볼턴은 이날 승리로 1999-2000시즌 이후 11년 만에 FA컵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시즌 칼링컵에서 우승하는 등 단기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준 버밍엄과의 원정 경기에서 부담을 안은 볼턴은 요한 엘만더의 선제골로 팽팽한 균형을 깨뜨렸다.

전반 21분 골키퍼 유시 야스켈라이넨이 길게 띄워 준 패스를 상대 수비수가 걷어냈으나 파트리스 무암바의 헤딩에 이어 이반 클라스니치가 살짝 방향을 틀어줬고 페널티지역 오른쪽 코너에 있던 엘만더가 그대로 이어받아 호쾌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열어젖혔다.

하지만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버밍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38분 카메론 제롬이 페널티지역 왼쪽 코너 안쪽에서 기습적으로 때린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 만회골로 1-1 동점이 됐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16분 이반 클라스니치 대신 필드를 밟은 이청용은 제 위치인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면서 공수 양면을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 흐름을 이끌었다.

이전까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볼턴은 오른쪽 측면에서 이청용이 올려준 날카로운 크로스로 수차례 버밍엄 골문을 위협했고, 후반 21분 케빈 데이비스가 커티스 데이비스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2-1로 앞서나갔다.

승기를 잡는가 싶었던 볼턴은 집중력이 살아난 버밍엄 공격수 케빈 필립스에게 동점골을 내줘 승부는 2-2로 원점이 됐다.

하지만 이청용이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에 볼턴의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5분 후방에서 이어진 긴 패스를 오른편 측면에서 데이비스가 이어받아 크로스를 올렸고, 이청용이 골대 정면으로 달려들며 이를 과감한 헤딩슛으로 꽂아 골망을 흔들었다.

볼턴의 FA컵 4강 진출을 확정 짓는 기분 좋은 결승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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