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진은 가뜩이나 장기간 디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비상하게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가 일본과는 워낙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데다 벌써부터 글로벌 금융 · 증권시장이 큰 혼돈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지진이 일본발(發) '경제쓰나미'를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전체에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우선 일본 금융시장에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고, 이는 우리 시장에도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어제 닛케이 평균주가는 1.72% 급락했고 홍콩 상하이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최근 약세인 우리 증시에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1995년 1월 고베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의 아시아경제 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당시 고베 지진 후폭풍으로 주가와 엔화가 급락하고 그 여파로 유서 깊은 베어링은행이 파산하면서 이후 3년여 동안 아시아를 뒤흔든 금융혼란이 촉발되기 시작했다. 어제 대지진이 알려지면서 엔화 가치가 빠르게 약세로 전환한 것이 그런 우려를 높여 놓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들이 단지 과도하게 예민한 초기 반응에 그치기를 희망한다.
당장의 어려움으로는 산업 물류 문제를 걱정하게 된다. 일본은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 제조업의 주된 부품기지다. 일본 부품 업체의 생산 중단이나 교통마비로 인한 부품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아시아 경제 전체가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장기불황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가 받을 충격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세계화된 경제에서 한 국가의 혼란은 곧바로 인접한 교역국으로 전파된다는 면에서 우리에게 미칠 장단기 경제 쓰나미가 걱정스럽다. 정부가 어제 저녁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연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지진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