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오름세를 보이던 유가가 막판 하락 반전했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들이 뒷걸음질치며 부담으로 작용했다.

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9포인트(0.01%) 하락한 12213.0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320.02로 1.80포인트(0.14%) 밀려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크게 내려 14.05포인트(0.51%) 떨어진 2751.72로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리비아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증시도 방향성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64센트 떨어진 104.3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캐피탈 어드바이저의 케이스 고다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수요가 아닌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 며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유가가 더이상 오르지 않고 현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도매재고는 증가세를 보이며 지수 낙폭을 제한하는 데 도움을 줬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월 도매재고는 전월 대비 1.1% 늘어 증가율이 월가 예상치인 0.9%를 웃돌았다. 도매재고가 늘었다는 것은 경기 회복을 겨냥해 판매 업체들이 재고를 늘렸다는 의미다.

기술주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칩셋업체인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가 TV와 PC용 반도체 수요 부진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3% 이상 하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5.23% 폭락했다. 자일링스와 AMD 등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주들이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03% 떨어졌다.

휴렛패커드와 델 등 PC 업체들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JP모건은 올 하반기 태블릿 PC 업황이 공급과잉으로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IBM은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2.2% 상승 마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