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가 반군이 장악한 도시에 폭격을 가해 일부를 재탈환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8일 카다피 군이 반군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민간인 거주지역에 폭탄을 투하한 뒤 일부 지역의 통제권을 되찾았고 반대로 반군은 자신들이 장악한 근거지를 빼앗겼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지난 주말부터 반군이 장악한 도시에 정예부대를 투입, 이중 빈 자와드를 되찾은 데 이어 수도 트리폴리 동쪽의 미스라타와 서부의 자위야에서도 폭격을 이어갔다. 자위야에 거주하는 시위대 중 한명인 이븐 오마르는 트위터에 "친위부대가 주택과 사원, 학교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위야의 한 주민은 "친위부대 소속의 탱크 40~50대가 대포를 쏘아 많은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카다피 군은 이날 전투기도 투입,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동부 도시 라스 라누프에 4차례 폭탄을 투하하며 반군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현지 의료진은 폭탄 공격으로 최소 26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카다피군은 수도 트리폴리가 포위되며 수세에 몰린 상태에서 최근 들어 인접한 도시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근거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반군 역시 빈 자와드를 빼앗긴 뒤 라스 라누프 등으로 퇴각했지만 카다피의 맹공을 견뎌내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군은 트리폴리에서 120㎞ 남쪽에 있는 진탄의 경우에는 여전히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군이 자위야 등을 친위부대에 빼앗긴다면 트리폴리로 진격할 수 있는 교두보가 사라지기 때문에 동부의 반군과 서부의 카다피 세력으로 양분된 교착 상태가 상당히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카다피 군 부대는 미스라타를 떠나 카다피의 고향으로 친위부대가 장악하고 있는 시르테로 향했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목격자들은 카다피 군이 군용트럭 등을 타고 트리폴리에서 나온 친위부대와 합류하기 위해 시르테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다피 군이 세를 규합한 뒤에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도시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카다피는 8일 오후 많은 외국 취재진이 머물고 있는 트리폴리의 릭소스 호텔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슬람 전통의 헐렁한 복장에 갈색 터번을 쓰고 여성 경호원과 함께 호텔에 나타나 주먹을 불끈 쥐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드러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카다피는 그리스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서방이 리비아 사태에 개입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그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리비아의 안보와 안정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북아프리카와, 지중해 연안, 유럽의 안보에 심각한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리비아 관영 자나통신이 보도했다. 또 파판드레우 총리에게 "그리스는 리비아의 친구로서 유럽연합(EU)에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EU가 비행금지구역 선포 등 군사개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그리스를 통해 이같은 움직임을 막아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