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첨단기술로 부활…글로벌 車부품시장 强者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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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제일주의
ABS·자세제어장치 등 '국내 1호' 타이틀 수두룩…부품 전장화에 역량 집중
美·日·中·유럽 공략
GM 이어 푸조·BMW 공급…中합작법인 통해 대륙 진출
ABS·자세제어장치 등 '국내 1호' 타이틀 수두룩…부품 전장화에 역량 집중
美·日·中·유럽 공략
GM 이어 푸조·BMW 공급…中합작법인 통해 대륙 진출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는 '재팬 드림'에 부풀어 있다. 일본 빅3 자동차 메이커 중 한 곳과 현가장치(서스펜션) 공급 계약이 성사 단계에 와 있어서다. 만도 관계자는 "일본 히타치 등에서 현가장치 제조 기술을 배운 우리가 일본에서 실시된 공개 입찰에서 이겼다"며 "제자가 스승을 꺾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 간 수직 계열화가 이뤄진 일본은 외국 업체가 발 붙이기 어려운 시장인 만큼 수주에 성공하면 의의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국내 첫 자동차 부품사 출발
만도의 기세가 무섭다. 미국과 중국,유럽,일본에서 잇따라 대규모 물량을 따내며 세를 넓히고 있다. 2009년 글로벌 연결 기준으로 2조7000억원이던 만도의 매출은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목표는 4조3500억원이며 영업이익률 8%대를 노리고 있다.
만도의 모태는 고(故) 정인영 명예회장이 세운 국내 최초의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양행이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으로 현대양행을 설립,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1980년 사명을 만도기계로 바꿨다. 만도는 영어 'Man Do'에서 따온 것으로 '사람은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라그룹은 이후 만도기계를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2위권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만도기계는 1997년 터진 외환위기로 위기를 맞았다. 계열사인 한라중공업이 부도나면서 지급 보증을 섰던 만도기계까지 연쇄 부도에 휘말렸다.
한라그룹은 2000년 만도기계의 사명을 만도로 바꾼 뒤 JP모건 등이 참여한 투자펀드 선세이지에 매각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만도를 되찾은 것은 2008년 3월이다. 정인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와신상담 끝에 인수 · 합병(M&A)을 통해 만도를 되찾았고,지난해 5월에는 증시 재상장에도 성공했다. 회사 매각으로 증시에서 사라진 지 꼭 10년 만의 일이다.
◆기술력으로 부활한 만도
기업사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만도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중 가장 앞선 기술을 갖춘 업체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만도가 내놓은 첨단 자동차 부품에는 '국내 1호' 타이틀이 수두룩하다. 1999년에는 ABS(anti-lock brake system · 잠김방지 제동장치)를 국내 첫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2003년에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세계에서 네 번째로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 차량 자세제어장치)를 만들었다.
올해 초 출시된 현대자동차 5세대 그랜저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도 대부분 만도 작품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며 자동으로 차를 움직이게 하는 ASCC(advanced smart cruise control · 첨단 크루즈 컨트롤),초보 운전자들의 주차를 도와주는 SPAS(smart parking assistant system · 주차조향보조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만도 사옥 곳곳에는 '학여역수행주(學如逆水行舟)' 라고 쓰인 정인영 명예회장의 친필 액자가 걸려 있다. '배움은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다'는 뜻으로,중단없이 연구 · 개발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한 내용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제일주의는 명예회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전통"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신이 만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까지 해외비중 60%로 높인다
증권시장에서 만도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대표주자다. 탄탄한 기술력에 공격적인 영업이 맞물리면서 매년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서다. 김영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종목"이라며 "현재 수주 물량을 보면 내년에도 20% 정도의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도는 최근 해외 시장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현대 · 기아차와 GM에 편중돼 있는 납품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만도는 최근 프랑스 푸조 · 시트로앵 그룹,독일 BMW 등과 거래를 텄다. 폭스바겐으로부터의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리자동차와 지난 1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는 등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만도가 갖게 되는 합작법인 지분이 65%에 달하는 데다 현지 생산시설 생산 물량 중 상당량을 지리차 이외의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만큼 중국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만도는 향후 차량에 첨단 전자장비가 더 많이 들어갈 것으로 판단,부품 전장화에 필요한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08년에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 · 전자제어장치) 전문업체인 헬라와,최근엔 초소형 고효율 모터 업체인 브로제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과의 합작은 국내에 없는 요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앞으로도 요소 기술을 갖춘 강소기업을 인수하거나 합작하는 방법으로 기술을 축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서울대,전자부품연구원 등에 4개의 연구센터를 개설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국내 첫 자동차 부품사 출발
만도의 기세가 무섭다. 미국과 중국,유럽,일본에서 잇따라 대규모 물량을 따내며 세를 넓히고 있다. 2009년 글로벌 연결 기준으로 2조7000억원이던 만도의 매출은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목표는 4조3500억원이며 영업이익률 8%대를 노리고 있다.
만도의 모태는 고(故) 정인영 명예회장이 세운 국내 최초의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양행이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으로 현대양행을 설립,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1980년 사명을 만도기계로 바꿨다. 만도는 영어 'Man Do'에서 따온 것으로 '사람은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라그룹은 이후 만도기계를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2위권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만도기계는 1997년 터진 외환위기로 위기를 맞았다. 계열사인 한라중공업이 부도나면서 지급 보증을 섰던 만도기계까지 연쇄 부도에 휘말렸다.
한라그룹은 2000년 만도기계의 사명을 만도로 바꾼 뒤 JP모건 등이 참여한 투자펀드 선세이지에 매각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만도를 되찾은 것은 2008년 3월이다. 정인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와신상담 끝에 인수 · 합병(M&A)을 통해 만도를 되찾았고,지난해 5월에는 증시 재상장에도 성공했다. 회사 매각으로 증시에서 사라진 지 꼭 10년 만의 일이다.
◆기술력으로 부활한 만도
기업사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만도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중 가장 앞선 기술을 갖춘 업체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만도가 내놓은 첨단 자동차 부품에는 '국내 1호' 타이틀이 수두룩하다. 1999년에는 ABS(anti-lock brake system · 잠김방지 제동장치)를 국내 첫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2003년에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세계에서 네 번째로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 차량 자세제어장치)를 만들었다.
올해 초 출시된 현대자동차 5세대 그랜저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도 대부분 만도 작품이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며 자동으로 차를 움직이게 하는 ASCC(advanced smart cruise control · 첨단 크루즈 컨트롤),초보 운전자들의 주차를 도와주는 SPAS(smart parking assistant system · 주차조향보조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만도 사옥 곳곳에는 '학여역수행주(學如逆水行舟)' 라고 쓰인 정인영 명예회장의 친필 액자가 걸려 있다. '배움은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다'는 뜻으로,중단없이 연구 · 개발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한 내용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제일주의는 명예회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전통"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이 정신이 만도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까지 해외비중 60%로 높인다
증권시장에서 만도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대표주자다. 탄탄한 기술력에 공격적인 영업이 맞물리면서 매년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서다. 김영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종목"이라며 "현재 수주 물량을 보면 내년에도 20% 정도의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도는 최근 해외 시장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현대 · 기아차와 GM에 편중돼 있는 납품처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만도는 최근 프랑스 푸조 · 시트로앵 그룹,독일 BMW 등과 거래를 텄다. 폭스바겐으로부터의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리자동차와 지난 1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는 등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만도가 갖게 되는 합작법인 지분이 65%에 달하는 데다 현지 생산시설 생산 물량 중 상당량을 지리차 이외의 다른 업체에 판매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만큼 중국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만도는 향후 차량에 첨단 전자장비가 더 많이 들어갈 것으로 판단,부품 전장화에 필요한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08년에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 · 전자제어장치) 전문업체인 헬라와,최근엔 초소형 고효율 모터 업체인 브로제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과의 합작은 국내에 없는 요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앞으로도 요소 기술을 갖춘 강소기업을 인수하거나 합작하는 방법으로 기술을 축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서울대,전자부품연구원 등에 4개의 연구센터를 개설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