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기업 돌며 '이익공유제' 整地?…재계 떨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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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서 동반성장 강연…삼성전자ㆍ롯데에도 갈 듯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사와 나눠야 한다는 '협력사 이익 공유제(profit sharing)'를 주창하고 있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잇따라 주요 그룹들을 방문하고 있다. 8일 현대자동차를 찾아간 데 이어 삼성 측과도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 위원장의 개별 방문은 표면적으로 이익공유제가 반시장적이라는 재계의 비판을 누그러뜨리면서 대 · 중소기업 간 상생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자신들을 향한 정 위원장의 압박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지는 것 아니냐며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정 위원장의 방문이 달갑지 않다"는 기류도 생겨나고 있다.
정 위원장은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동반성장의 길과 대 · 중소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을 갖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임직원과 협력회사 사장단 800여명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강연에 앞서 정몽구 회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지난달 23일 이익공유제 도입을 제안한 후 처음으로 대기업 총수와 만난 것이다.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익 공유제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정 위원장을 직접 배웅한 후 "(강연을) 잘 들었다"고 짧게 말했다.
정 위원장은 금명간 삼성전자도 방문할 예정이다. 총리실을 통해 삼성전자에 방문 의사를 밝혔으며 최병석 상생렵력센터장(부사장)과의 면담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정 위원장이 양대 그룹인 삼성 현대자동차에 이어 다른 그룹들도 연쇄 접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은 또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스케줄도 마련하고 있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롯데를 비롯한 한두 곳의 기업에서 대 · 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강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의 활동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들이 정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2일 개최된 동반성장위 기자간담회 때문이다. 당시 정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연초 설정한 이익 목표'를 넘어설 경우 초과분으로 기금을 조성하자는 구체안을 내놓으며 이익 공유제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개별기업들을 대상으로 각개전투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동반성장 총론에 대해 언급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공유에 대한 압력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정 위원장의 개별 방문은 표면적으로 이익공유제가 반시장적이라는 재계의 비판을 누그러뜨리면서 대 · 중소기업 간 상생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자신들을 향한 정 위원장의 압박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지는 것 아니냐며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정 위원장의 방문이 달갑지 않다"는 기류도 생겨나고 있다.
정 위원장은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동반성장의 길과 대 · 중소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을 갖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임직원과 협력회사 사장단 800여명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강연에 앞서 정몽구 회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지난달 23일 이익공유제 도입을 제안한 후 처음으로 대기업 총수와 만난 것이다.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익 공유제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정 위원장을 직접 배웅한 후 "(강연을) 잘 들었다"고 짧게 말했다.
정 위원장은 금명간 삼성전자도 방문할 예정이다. 총리실을 통해 삼성전자에 방문 의사를 밝혔으며 최병석 상생렵력센터장(부사장)과의 면담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정 위원장이 양대 그룹인 삼성 현대자동차에 이어 다른 그룹들도 연쇄 접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은 또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스케줄도 마련하고 있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롯데를 비롯한 한두 곳의 기업에서 대 · 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강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의 활동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들이 정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2일 개최된 동반성장위 기자간담회 때문이다. 당시 정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연초 설정한 이익 목표'를 넘어설 경우 초과분으로 기금을 조성하자는 구체안을 내놓으며 이익 공유제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개별기업들을 대상으로 각개전투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동반성장 총론에 대해 언급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이익공유에 대한 압력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