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르테(Sirte)전투가 시민군에게는 나폴레옹을 몰락시킨 워털루전투가 될 수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스타)

리비아 중부지방의 도시 시르테가 이번 내전의 판세를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인 이곳을 시민군이 점령하면 전황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수도 트리폴리까지 별다른 저항 없이 진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르테를 둘러싼 싸움이 양측에 건곤일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다피군은 6일 무장 헬리콥터와 박격포를 동원한 총공세로 시르테로 진격하는 시민군을 저지했다. 이미 벵가지에서 서쪽에 있는 브레가와 라스라누프를 장악하고 시르테로 향하던 시민군은 이 공격으로 최소한 6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BBC가 전했다.

시르테는 카다피의 고향이자 그를 배출한 부족인 카다파의 근거지이다. 1969년 카다피가 정권을 장악한 이후 사실상 트리폴리에 이어 제2의 도시 역할을 했다. 카다피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건설프로젝트의 핵심인 와과도고우 콘퍼런스센터가 있으며,카다피가 자신의 최고 업적으로 자랑하는 아프리카연합(AU)을 태동시킨 시르테 선언(1999년)이 이뤄진 곳이다. 또 군사공항에 약 5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시민군은 전날 리비아 최대의 정유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라스라누프를 장악했으며 이곳을 근거지로 삼아 시르테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내무부 장관직을 사임하고 시민군에 가담한 압둘 파타 유니스 장군은 "반군은 이미 리비아의 90%를 장악했다"며 "카다피 정권은 3일 안에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군은 7~8일에 시르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예정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