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별로 앞다퉈..中企 체감도 '주목'

산업팀 = 올해 들어서도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산업계의 주된 화두로 기능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다양한 실천방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기업의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의 활력이 동반성장에서 나온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자리잡은지 오래인 데다 정부의 관심이 동반성장에 많이 쏠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말 정부가 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시킨 가운데 이 위원회가 지난달 23일 '동반성장지수' 평가 방식까지 공개하고 나서자, 색깔있는 아이디어로 어필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수 평가대상에 오른 56개 대기업은 지난해 내놓기 시작한 중소기업 지원 및 상생 대책을 한층 강화하거나 비중을 늘리면서 경쟁사에 한발 앞서가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과 협력업무가 많은 중공업체와 건설사들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두산은 최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이행실적이 우수한 계열사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추가로 부여한다는 방침을 밝혀 주목받았다.

첫 사례로 두산인프라코어를 최우수 회사로 선정하고 최고경영자(CEO)와 실무중역 등 4명에게 기본 스톡옵션의 40%를 추가 부여키로 했다.

작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경쟁력 공유 프로그램과 재무지원, 해외시장 동반진출 지원,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 4개 항목에 대한 계열사별 평가를 거친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중소기업청과 함께 150억원 씩 모두 300억원의 중소기업 지원 펀드를 조성했다.

중소기업의 제품 국산화 및 신제품 개발에 과제당 10억원 내에서 최대 75%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건설업계는 지난해 하도급 대금의 현금 결제비율을 2009년 44%에서 2010년 51%로 늘리며 도급 업체와의 공존을 강조하는 추세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평가하는 상생경영 부문에서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A등급(우수)을 받은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8일 조직 개편에서 기존 '상생협력팀'을 '동반성장그룹'으로 격상했다.

그만큼 더 무게를 실어주겠다는 뜻에서다.

또 2008년 이후 8개 중소 협력사를 대상으로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이며, 지난해 10월부터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협력업체와의 거래에서 전액 현금 결제하고 있다.

GS건설은 신한, 하나은행과 함께 4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만들어 협력업체들에 시중 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하고 있다.

"협력업체를 쥐어짠다"는 비판을 받아온 유통업체들도 이런 인식을 없애려 동반성장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우수 브랜드에 유통마진(판매수수료)을 1~5%포인트 낮춰주는 '슬라이딩 마진 인하제'를 도입했고, 입점 브랜드가 점포 리뉴얼이나 개편으로 매장을 옮길 때 인테리어 비용 지원을 늘렸다.

협력사에 다음달 20일에 지급하던 직매입 대금 지급기일도 10일로 앞당겼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도 협력업체를 위한 '동반성장펀드'의 수혜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다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협력사 의견 수렴 정례화 등 동반성장 강화를 위한 3대 실천사항을 발표했고, 이마트는 공동상품 개발 확대, 해외 동반진출 지원, 현장경영 지도 등을 올해 동반성장 8대 테마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답게 최대 1조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펀드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이다.

또한 지난달부터 사장단이 두 달에 한 번씩 협력사를 찾아 중소기업 현장의 얘기를 듣는 '동반성장 데이' 제도를 도입,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윤부근 사장이 처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동반성장 분야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포스코는 2005년부터 협력사와 이익을 나누는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이다.

협력사와 함께 원가를 절감해 성과를 내면 금융지원과 기술협력 등 경영 전 부문에서 혜택을 주는 개념이다.

포스코는 이런 방식으로 작년 53억원 등 지금껏 모두 378억원을 중소 협력사에 지원했다.

작년 12월부터는 성과공유제 대상을 1차에서 2~4차 협력사까지로 넓혔다.

포스코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중소기업 수출지원 강화, 해외 제철소 건설 시 동반진출 확대 등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동반성장 활동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T아카데미와 OIC(Open Innovation Center) 등 다양한 형태의 상생혁신센터를 설립하고 핵심 기반기술(API) 개방을 통해 개발자와의 상생 에코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동반성장정책 이행 실태를 점검한 뒤 실효있는 지원방안을 보강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