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가 4일 오키나와 류큐GC(파72)에서 열린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총상금 8000만엔)를 시작으로 9개월의 장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JLPGA투어 상금왕 안선주(24 · 팬코리아) 등 기존 선수 외에 이보미(23 · 하이마트) 최혜용(21 · LIG) 등 '뉴 페이스'가 새롭게 가세,일본 열도에 '골프 한류'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첫날 안선주는 3언더파 69타로 선두 후지타 사이키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를,이보미와 신지애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최혜용은 이븐파 72타로 공동 10위다.

◆올해도 '골프 한류' 지속된다

지난해 34개 대회 중 15승을 합작한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부터 기선을 제압,'골프 한류'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지희(32) 전미정(29 · 진로재팬) 송보배(25) 박인비(23 · 팬코리아) 김영(31 · 스킨푸드) 신지애(23 · 미래에셋) 황아름(24 · 야마하골프) 등 모두 21명이 출전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안선주는 지난해 동계훈련에서 7㎏을 감량한 데 이어 올해도 5㎏을 더 줄였다. 안선주는 "지난 1월 제주 지옥훈련 때 손가락 부상으로 2주 정도 채를 못 잡았지만 올해도 상금왕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LPGA투어가 주무대인 신지애도 이번 대회에 출전,태극낭자들의 활약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미즈노클래식 등에서 우승한 신지애는 최근 거리가 조금 늘어난 데다 샷 컨디션도 좋아지고 있어 우승을 넘볼 선수로 꼽힌다.

무엇보다 올시즌 '루키'들에게 관심이 모아진다. 이보미 최혜용 임지나(24 · 한화금융그룹) 박희영(24 · 하나금융) 등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이보미는 '안선주 돌풍'을 이어갈 선수라는 평가다. 장타에 쇼트게임도 강한 이보미는 "일본 코스는 그린이 작고 포대처럼 생긴 곳이 많아 아이언샷이 좋은 선수에게 유리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KLPGA와 JLPGA투어를 병행할 최혜용도 첫 대회를 앞두고 거리 늘리기와 체력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일본은 태극낭자들의 우승 사냥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미야자토 아이,요코미네 사쿠라,모로미자토 시노부,아리무라 지에 등 간판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JLPGA 존재 이유는 갤러리와 스폰서

JLPGA투어 선수들은 대회 기간 토요일마다 당번제로 돌아가며 '일일 판매 도우미'로 나선다. 당번이 라커룸에서 JLPGA에서 만든 각종 액세서리에 선수들의 사인을 받아 갤러리플라자에서 판매한 뒤 입금을 하고 판매대를 치우는 뒤처리까지 도맡는다. 또 100명의 정규투어 선수들은 티잉그라운드에 나설 때 손수건에 사인을 해서 갤러리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대회장의 선수 게시판에는 대회 주최사의 주소가 공지된다. 매주 대회를 여는 기업에 감사하다는 편지를 쓰라는 것.갤러리플라자는 골프장이 속한 현의 특산품 등을 판매하는 곳,JLPGA의 기념품을 파는 부스,스폰서의 제품을 전시 · 판매하는 곳,음식 코너 등으로 이뤄진다. 갤러리 수와 대회 관심을 감안해 같은 현에서 2주 연속으로 대회를 열지 않는다.

반면 JLPGA투어는 규칙을 어기면 3만~5만엔의 벌금을 물리는 등 규율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연습라운드 때 볼 3개 이상으로 연습하면서 코스를 돌다가 발각되면 바로 벌금이다. 지연 플레이 단속도 철저하다. 앞팀과 한 홀 차이가 나면 경고가 주어지고 그 다음에는 바로 페널티다.

JLPGA투어 5년차인 황아름은 "JLPGA에서는 대회가 존재하는 게 스폰서와 갤러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규칙을 잘 지킨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