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진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던 일본펀드가 올 들어선 두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펀드 자금이 흘러든 덕분에 리비아 사태와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연초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엔화 강세가 진정되면서 일본의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이 개선돼 투자 매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펀드의 투자대상을 꼼꼼히 따져보고 환헤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일본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2위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일본펀드의 수익률(2일 종가 기준)은 4.78%로 해외주식형 중에서 러시아펀드(4.91%)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에는 수익률이 1.09%에 그쳐 해외주식형 평균(9.06%)에 크게 못 미쳤지만 올 들어선 평균치(-2.29%)를 7%포인트 넘게 웃돌고 있다. 그중에서도 '신한BNPP탑스일본1'은 올해 8.01%의 수익을 올려 90개(클래스 포함) 일본펀드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펀드는 자산의 절반 이상을 일본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로 국공채 등 우량채권을 편입하고 있다.

자산의 90% 이상을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하나UBS재팬H-1 A'(7.23%)가 뒤를 이었고,'미래에셋재팬글로벌리딩1A'(6.53%) 'KB일본블루칩셀렉션2A'(6.43%)'한국투자재팬 1A'(6.38%) 등도 6%대 수익을 거뒀다.

일본펀드의 선전은 일본 수출기업의 발목을 잡았던 엔화 강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신흥국을 떠난 글로벌펀드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도 좋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되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돼 증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자금 유입은 당분간 계속되는 반면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해야

전문가들은 일본펀드가 투자하는 대상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대형주에 투자하는 'PCA일본대표기업' 펀드와 중소형주를 편입하는 '우리일본스몰캡' 펀드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 자본차익과 배당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싶다면 '하나UBS일본배당' 등 배당주펀드를 고르면 된다. 지난 1월에는 일본 주식과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는 '푸르덴셜일본주식&리츠'도 나왔다. 향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 엔화 약세가 예상돼 환헤지도 필수적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해외펀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으면서도 과거 운용 성과 등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며 "엔화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가급적 환헤지를 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엔화의 환율 전망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펀드가 좋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증권전환형'은 환율 전망에 따라 투자자가 연간 12번까지 환헤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