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IFRS 대혼란'…PER 다시 계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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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지배주주 지분 포함 여부 따라 연결 순이익·PER 등 큰 편차
영업익도 구성항목 달라 '혼선'
영업익도 구성항목 달라 '혼선'
전기 · 전자(IT) 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A씨는 최근 삼성전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하다 큰 실수를 할 뻔했다. 연결재무제표에 나온 순이익에서 자(子)회사의 비지배주주 지분을 제외하지 않고 계산했던 것.이로 인해 원래 21.1배여야 할 PER이 16.7배로 나왔다. A씨는 "종전 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했던 것처럼 순이익을 그대로 반영했더니 PER에 착오가 있었다"며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상장기업들이 IFRS를 본격 적용하면서 기업평가 지표에서 투자자들의 큰 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연결기준 재무제표 도입으로 달라지는 부분부터 주의해서 볼 것을 강조했다. 또 과거와 비교해 수치가 많이 달라졌다면 주석내용을 참조하는 검증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연결순이익은 비지배주주 몫 빼야
IFRS 도입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주(主) 재무제표가 개별재무제표에서 연결재무제표로 바뀌는 점이다. 문제는 연결재무제표의 순이익이 모(母)회사가 보유하지 않은 비지배주주 지분까지 100% 포함한 순이익이라는 점이다. 반면 K-GAAP에서 주 재무제표인 개별재무제표의 순이익은 자회사 실적을 보유 지분만큼만 반영해 계산한 순이익이었다.
정종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재무제표에서 순이익을 이용하는 기업평가 지표인 주당순이익(EPS),PER,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계산할 때는 비지배주주 지분을 제외한 순이익을 이용해야 한다"며 "자산으로 계산하는 주당자산가치(BPS),주가순자산비율(PBR)도 비지배주주 지분만큼을 제외한 순자산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GAAP의 개별재무제표와 IFRS의 별도재무제표 간 차이에도 주의해야 한다. 개별재무제표에선 관계회사(지분 20~50% 미만 보유 회사)의 실적을 지분법을 통해 본사 실적에 반영했다. 하지만 별도재무제표는 원가법을 적용하므로 순수한 본사 실적만 집계한다.
이종승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산총액 2조원 미만 회사는 내년까지 분 · 반기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의무가 없어 별도 재무제표만 공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본사기준 실적만 나오므로 주석을 통해 자회사 실적을 확인한 뒤 지분법을 반영해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 공시해도 내용이 달라
공시의무가 없어 논란이 됐던 영업이익은 포괄손익계산서에 포함시키지 않을 경우 주석에 공시한다. 하지만 회사별로 영업이익 구성항목이 달라 기업 간 비교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IFRS에서는 영업이익 구성항목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작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외환차손익과 외화환산손익 5조668억여원을 금융수익 · 비용으로 구분해 영업이익에 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LG전자는 유사 항목인 외환차익 1조4407억원을 기타영업수익으로 표기해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같은 영업이익이라도 기준이 다른 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GAAP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항목으로 구성하는 '조정영업이익'이란 지표를 금융정보업체와 증권사 리서치센터 등이 만들었다. 하지만 세부항목을 포함시키는 문제에 있어선 이견이 커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09년 IFRS를 조기적용한 기업 14곳 중 K-GAAP와 같은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산출한 기업은 7개에 불과했다.
최원석 에프앤가이드 상품리서치팀장은 "과거 데이터,동종기업 간 비교를 할 때 영업이익 항목이 달라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업계가 공감할조정영업이익의 기준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주석을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
◆ 연결재무제표
두 회사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때 실적을 합산해 기재하는 회계장부다. IFRS에서는 지분율이 50%를 넘으면 연결 대상에 포함시킨다. 지분율이 50% 미만이어도 실질지배력이 있으면 연결이 가능하다. IFRS에선 연결재무제표와 함께 해당 기업만의 실적을 산출하는 별도재무제표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K-GAAP의 개별재무제표가 종속기업의 실적을 보유 지분만큼 환산해 반영하지만 별도재무제표는 이를 반영하지 않은 순수한 해당 회사 실적이란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