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빅뱅으로부터 세상이 생기고, 시간이 흐르고, 리듬이 생기고, 우질굿 장단이 생기고, '한자 혼자'가 시작된다. 새로운 이스터녹스의 첫 음반 'eclipse’의 수록곡 '한자 혼자 II'는 바로 그렇게 시작이 된다.

장단과 국악이 좋아 모인 5인조 월드뮤직그룹 이스터녹스는 지난 6년여의 활동을 토대로 한 그들의 첫 음반을 2011년 벽두의 세상에 조용히 선보였다.

우리의 장단으로도 현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7채 장단 위에는 황해도의 논매는 소리를 담아냈고, 현대인들에게 휴식 같은 위안을 주는 음악은 6채 장단 위에 풀어냈다.

대금은 음반 전반적으로 주선율을 풀어냈지만, 전래민요 파랑새의 가사를 전혀 새로운 선율의 노래로 부르기도 했다.

음반 타이틀곡 ‘이클립스’에는 진정한 우주의 소리가 담겨있다. 1970년대 지구를 출발한 보이저호는 태양계 행성들을 지나치며 우주의 소리를 채집했는데, 바로 그 소리들이 이 음반에 담겨있다.

보이저호에는 또한 당시 칼 세이건 박사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골든 레코드’라고 하는 지구를 소개하는 자료들이 담긴 음반이 실려서 외계로 보내어졌는데, 그 안에는 한국어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인사말들이 녹음되어 있다. ‘이클립스’는 바로 그 인사말 ‘안녕하세요’와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 등 다른 언어의 인사말들과 우주의 소리들과 북소리가 어우러져 시작이 된다.

이 우주의 소리를 음반에 사용하기 위해, 보이저호 녹음 프로젝트를 담당한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와 NASA의 허가를 직접 받았다고 한다.

이 음반에는 또한 영화음악의 한 장면을 떠 올리게 하는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귀향’이 담겨 있으며, 독특한 영화세계를 창조해내는 팀 버튼 감독에 대한 오마쥬 같은 ‘Tim-Burton-Alone Restaurant’ 등 다양한 레퍼토리들이 실려있다.

이스터녹스는 대금 박미나, 건반 김승진, 타악 최영진, 드럼 장태순, 작곡 및 타악 이석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집 음반 발매를 기점으로 더욱 왕성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6월 국립국악원에 올릴 공연작품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