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려금, 셋째 출산계획에는 영향 미미
소득 100만원 오르면 둘째 이상 출산확률 0.327%↑


출산장려금 지급정책이 현재 자녀가 둘인 가구보다 자녀를 하나만 둔 부부의 자녀 출산계획을 더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일 한국조세연구원의 '저출산 대응 재정 정책수단의 효과 및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 1명을 둔 가구에 출산장려금을 100만원 더 지급하면 둘째 자녀 출산계획이 6.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자녀가 둘인 가구의 경우에는 출산장려금의 효과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자녀가 한명 이상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출산장려금이 100만원 늘면 출산계획 확률이 0.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자녀가 둘인 가구인 경우 출산장려금 액수가 네 배 이상 늘어남에도 통계적 유의성에서 출산장려금의 효과가 눈에 띄게 줄어 현재의 출산장려금 사업이 2명의 자녀를 가진 가구의 셋째 자녀 출산계획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통계모형 분석결과를 전하며 "출산장려금 사업은 전반적으로 가구의 출산계획에 긍정적 작용을 하고 있으며 특히 1명의 자녀를 둔 가구에서 둘째 자녀에 대한 계획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가임여성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자녀출산을 계획할 때 현재의 자신에게 해당되는 출산장려금 자체보다 전반적인 출산장려금의 수준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출산장려금을 제외한 가구소득과 가구순자산 등은 자녀 계획 단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가구소득이 100만원 늘면 둘째아 이상의 출산확률은 0.327%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다소 무리가 따를 수 있지만 둘째아 출산 확률을 10% 높이고자 한다면 가구당 약 3천만원 이상의 소득지원을 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보편적인 자녀수당 등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려는 정책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출산장려금과 가구소득이 이처럼 출산계획에 미치는 영향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선 "(가구가) 출산장려금을 단지 소득지원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해당 지자체가 출산문제에 관심을 갖고 배려를 해줄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며 "출산장려금의 금전적 혜택 이외에도 향후 추가적으로 (출산ㆍ보육) 여건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 등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