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증시 저점으로 평가됐던 195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증권가에서는 1800대 후반까지 떨어지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25일에도 주가 하락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24일 코스피지수는 11.75포인트(0.60%) 하락한 1949.88로 거래를 마쳐 1차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20일선(1955.43)이 깨졌다.외국인이 1737억원어치를 처분하며 매도세를 이어갔고,개인도 이틀째 매물을 내놨다.

기술적 분석으로는 어느 정도 바닥에 가까이 온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중순 이후 거래량 지표와 시장강도 지표가 70% 밑으로 떨어진 영업일이 3일이나 발생했다” 며 “두 지표 모두 70% 이하면 단기 바닥권에 임박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지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단기 급등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며 “기술적 반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하락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밑으로 떨어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데드크로스는 일반적으로 지수 급락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통상 국내 증시에서 중기 이동평균선 간의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 1~2 거래일 안에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술적 분석으로 반등을 이야기하기에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계속돼 배럴당 120달러를 넘을 경우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며 “중동의 반정부 시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정되더라도 국내 증시가 곧바로 반등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그동안 호조를 이어온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회복 기대로 크게 오른 미국 주요지수가 리비아 사태와 유가 상승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며 “국내 증시도 본격적인 반등이 한발짝 늦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조정이 마무리되는 국면을 1880~1900선까지 낮춰 잡아 당분간 조정 국면이 예상된다.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분석으로 하락이 마무리 되는 지점은 대략 1910포인트가 될 것” 이라며 “최악의 경우 1880선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