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 악화일로] 노무라 "유가 220弗까지 간다" 오일쇼크 경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유가 어디까지 오를까
리비아內 석유메이저 생산 중단 잇따라
110~120弗 수준이면 한국ㆍ인도 등 신흥국 타격
120弗 돌파 땐 선진국도 패닉
리비아內 석유메이저 생산 중단 잇따라
110~120弗 수준이면 한국ㆍ인도 등 신흥국 타격
120弗 돌파 땐 선진국도 패닉
'앞으로 37달러 남았다. '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2008년,국제 유가는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다. 3년이 지난 지금,국제 유가는 다시 110달러를 돌파하며 그 고점을 향하고 있다. 37달러만 더 오르면 당시의 상황이 그대로 재연된다는 시장의 공포가 커진다. 벌써부터 22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는 극단적 전망까지 나온다.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으면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들의 경제는 물론 이를 동력으로 삼고 있는 글로벌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유가가 20달러가량 추가로 오르면 전 세계 경제성장률 1%가 날아간다"고 전망했다.
◆'리비아 쇼크'…불붙은 유가
국제 유가는 전자거래에서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8% 급등해 98.10달러까지 오른 데 이어 24일에도(한국시간 오후 10시 현재) 3%가량 추가로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다. 전날 5.3% 올랐던 브렌트유도 같은 시간 전자거래에서 다시 3.5% 상승했다.
유가 폭등세가 멈추지 않는 것은 리비아 사태가 연일 격화되고 있는 탓이다. 원유 생산 자체가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 독일 최대 석유업체인 빈터샬은 리비아 내 8개 유전의 석유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스페인의 랩솔과 이탈리아의 에니,프랑스의 토탈,노르웨이의 스태트오일,오스트리아 OMV 등도 현지 작업을 멈춘 상태다. 파올로 스카로니 에니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아의 일일 원유생산량이 120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리비아 하루 생산량(165만배럴 · 2009년 기준)의 70%를 넘는 규모다. 전 세계 원유 하루 생산량(8900만배럴)의 1.1%가 줄어든 셈이다.
특히 반(反)카다피 세력으로 분류되는 동부지역 알자위야 부족이 유전시설을 장악한 채 "부족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폭파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자원내전이 벌어질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원유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라 에머슨 에너지시큐리티어낼리시스 이사는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이런 가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어디까지 오를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강세" 전망 지배적
유가 급등세는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모건스탠리는 국제유가 상승률이 연간 85~90%에 이른 후에는 미국 경기 침체가 뒤따랐다는 게 공통점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도 심각한 타격이다. BoA메릴린치는 "유가가 올해 배럴당 110~12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경우 한국과 인도,그리고 유럽의 주변부 재정위기 국가들이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20달러 이상이면 중국 일본 독일까지 파장이 미친다는 설명이다.
국제 원유는 당분간 강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문제를 논의한다 해도 시간이 걸리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로 리비아 사태가 번질 가능성도 여전한 까닭이다.
배럴당 22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극단적 전망도 나온다. 노무라 인터내셔널 리서치팀은 이날 "리비아와 알제리가 석유 생산을 중단하면 OPEC의 생산 여유분이 520만배럴에서 210만배럴로 감소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유가는 배럴당 2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래저래 원유 트레이더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글루스킨로젠버그 투자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많은 트레이더들이 지금 200달러 돌파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