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이를 제대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정부의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억제 대책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달 들어 전국 50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응답기업의 59.4%가 “최근 원자재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반영했다고 답변한 기업들 중에서도 원자재가 상승분의 10% 미만을 반영했다는 응답이 22.0%로 가장 많았으며,10~20% 미만(19.5%),20~30% 미만(16.6%) 등이 뒤를 이어 반영 비율이 50%에 못 미친다는 기업들이 전체의 81.5%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원자재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매출부진 우려(52.3%)’가 가장 많이 꼽혔지만 ‘담합조사 등에 따른 부담감(19.4%)’이라는 응답도 많아 기업들이 받는 압박 강도를 대변했다.‘계약상의 이유’라는 대답도 23.3%로 나왔다.

원자재가 급등으로 인한 기업 경영의 피해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피해가 다소 있다’는 응답이 62.6%，‘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답변이 30.5%로 전체 기업의 93.1%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집계됐다.‘피해가 없다’는 응답은 6.9%에 그쳤다.이들 기업은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및 세제지원 확대(28.0%)’‘수입관세 인하(24.0%)’‘기업의 원가상승요인 감안한 물가대책(16.8%)’의 순서로 정부의 대책을 기대했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많은 기업들이 임금동결과 같은 원가절감이나 제품가격 인상 외에 원자재가 상승에 대해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정부는 기업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해 원자재와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비축물량 확대，유통부문 비효율성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