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해외로 1000억원 가까운 재산을 빼돌리고 430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중소기업 대표가 검찰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조2부(부장검사 이성윤)는 봉제완구 제조업체 에드벤트엔터프라이즈의 박모 회장(62)과 벤엔피 대표 강모씨(50)를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 등은 중국의 저임금을 활용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1996년 홍콩에 현지법인 ‘근도 HK’를 설립한데 이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말레이시아 라부안 등 조세피난처에 골든콰터,버츄얼 캐피탈 홀딩스,프리미어그륩 인터내셔널 등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홍콩 현지법인에서 이전받은 금원을 기초로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계좌를 운용하는 방식을 범행을 저질렀다.

박 회장은 홍콩 현지법인을 통한 봉제인형 수출이 원활히 이뤄져 1996년 2811만달러,1997년 2억2022만달러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1998년4월 국내의 지정외국환은행에는 ‘현지 사정 및 영업전망 불투명’을 이유로 자본금 투자에 대한 영업을 아예 개시하지도 못해 투자원금을 그대로 회수한다는 취지로 허위의 해외직접투자 내용변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미국 T사로부터 홍콩 현지법인 명의로 수령한 봉제인형 수출대금 가운데 정상적인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금원(매출액의 약 15%)을 커미션 명목 등으로 미리 설립해 놓은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이전하고 박 회장이 인출서명권을 보유해 그의 개인소득 처럼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박 회장은 2000년 사업연도에 발생한 소득 504억여원에 대해 2001년5월 서울 관할 세무당국에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및 세액을 신고하면서 이를 누락한 것을 비롯해 이같은 방법으로 2002년 사업년도까지 총 947여원을 누락했다.박 회장 등은 이와 함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의 이자소득을 누락하는 등 방법으로 총 437억여원이 종합소득세를 포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회장 등은 또 봉제인형 수출사업에서 발생한 매출액 가운데 과실에 해당하는 이익금 249만달러를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홍콩 HSBC은행에 개설해 놓은 계좌에 송금하는 등 방법으로 국내에 반입하여야 할 재산 947억여원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