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A생명이 ‘보험왕’을 5년이나 차지했던 보험설계사의 사기행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A생명 보험설계사 이모씨(50)가 고객들을 상대로 큰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아 챙기는 등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나 수사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피해자들은 서울 동대문시장 상인 등 60여명으로 피해 금액은 최대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이씨는 지난 10여년간 동대문 등지에서 보험영업을 하던 설계사로 2004∼2006년,2008∼2009년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보험왕’ 타이틀을 거머쥔 A생명의 ‘간판설계사’다.

이씨는 변액보험 등을 ‘원금이 보장된다’며 계약하는 등 불완전 판매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또 큰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투자금을 모집한 뒤 기존 고객들에게 이익금으로 나눠주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보험왕이란 타이틀을 쥔 설계사이기에 믿고 투자했다”며 A생명 측에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회사 측은 피해 보상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불완전 판매처럼 보험 관련 사항에 대해선 자체조사를 벌인 뒤 원금을 돌려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지만 투자금 명목으로 일어난 개인적 금전거래에 대해서는 보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피의자 이씨는 모집한 투자금을 펀드매니저에게 맡겼으나 해당 펀드매니저가 잠적하는 바람에 원금과 이익금을 돌려주지 못했다며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