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51 · 사진)이 시카고 시장에 당선됐다.

시카고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오후 이매뉴얼이 55%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차기 시카고 시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시카고에서 유대인이 시장직에 오르는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매뉴얼은 오는 5월16일 취임식을 갖는다.

그는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최근 2년간 워싱턴에 머물렀다. 이런 사실로 인해 출마자 거주 요건에 어긋난다는 소송을 당했다. 자칫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지만 주대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줬다. 선거 막판에는 백인 노동자 계층이 중심이 된 거대 노조 지도부로부터 반(反)유대주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매뉴얼은 2002~2008년 시카고 북부를 지역구로 하는 일리노이주 연방 하원의원(3선)을 지냈다. 이후 의원직을 버리고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에 올라 오바마 정부의 집권 전반기 정책을 조율했다.

시카고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자택이 있는 곳이다. 올봄에 여기서 그의 2012년 재선본부가 출범한다. 오바마로서는 자신의 '오른팔'을 시카고에 시의적절하게 심은 셈이다.

게다가 시카고는 이매뉴얼의 후임인 윌리엄 데일리 새 백악관 비서실장의 아버지(리처드 J 데일리)와 형이 각각 22년간 시장직을 맡은 지역이다. 이매뉴얼은 데일리 실장의 형인 리처드 M 데일리에게서 시장직을 물려받게 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