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20일(현지시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본부가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 클럽하우스에 나와 고개를 숙였다.

2009년 11월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 인근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낸 뒤 여성 편력 등 사생활이 잇달아 불거져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 가진 첫 공식 행사였다.

우즈가 당시 "나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며 사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우즈는 2009년 11월 호주마스터스 우승 이후 지금까지 16개월간 무관으로 지내야 했다.

23일부터 5일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 골프장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개막 전 인터뷰에서 "스윙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 대회를 통해 골프에 복귀한 이후 대회가 시작할 때나 끝날 때마다 '스윙이 좋아졌다'라거나 '문제점을 발견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말을 해 이제 우즈의 이런 얘기에도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2주 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75타를 치며 역전 우승에 실패했던 우즈는 "그때는 바람이 불어 변수가 많았다.

칠 수 있는 샷에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하며 "이후 (스윙 코치인) 숀 폴리와 많은 연습을 했고 확실히 나아졌다"고 자신했다.

우즈는 이 대회에 지금까지 10차례 출전해 3번 우승했다.

최근 우승은 2008년이었고 무릎 수술 이후 복귀전으로 삼았던 2009년 대회에서는 팀 클라크(남아공)에 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무기한 골프 중단'을 선언하고 복귀하기 전이라 불참했다.

토마스 비욘(덴마크)과 1회전을 치르는 우즈는 "빨리 코스에 나가 어떤 변화가 있는지 보고 싶다.

그린이 빠르고 딱딱해졌다고 들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4개 그룹 가운데 '샘 스니드' 그룹 1번 시드를 받은 우즈의 대진은 좋은 편이 아니다.

1회전 상대 비욘(40)은 이달 초 유럽프로골프투어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이다.

또 2회전에서 만나게 되는 제프 오길비(호주)-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도 만만치 않다.

오길비는 최근 5년간 이 대회 결승에 세 번이나 올랐고 해링턴은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거둔 경력이 돋보인다.

우즈는 "매치 플레이는 재미가 있다.

문제는 잘 치느냐 아니면 집에 가느냐다"라고 여유를 보이며 "바로 다음 상대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즈와 비욘의 1회전은 24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3시45분 시작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