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민주화 열기가 튀니지와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확산된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중동 사태의 여파로 두바이유 국제 현물 거래가격이 2년6개월만에 100달러를 넘는 등 유가가 치솟으며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권하고 있다.저가매수에 나서기에는 아직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로 21일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유럽 증시가 1~1.5% 가량 약세를 기록했다"며 "국내 증시도 이 정도 조정에 그칠 수 있지만 이집트 사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중동발 사태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좀더 두고봐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공격적이지 않고 환율도 급등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지선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멘텀(상승 동력)이 없는 증시에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아직 증시 방향성을 판단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것. 다만 그간 지수의 조정폭이 컸기 때문에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불안한 수급과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변동성 장세는 지속되겠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을 감안하면 120일 이동평균선은 신뢰도가 높은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분간은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박석현 연구원은 "갖고 있던 주식을 팔 이유는 없지만 시장에서 주가가 한번 더 조정받을 것이란 경계심리가 있기 때문에 서둘러 신규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곽 연구원도 "지금 저가매수에 나서기에는 리스크를 짊어지고 가야할 것"이라며 "향후 주가가 반등한다고 해도 안정성을 먼저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