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은 시위대들의 타깃이 한국에 집중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동부 데르나시에선 한국 건설업체들이 현지 주민들의 습격을 받는 와중에 가까이에서 상가 건물을 짓고 있던 중국 건설업체 현장은 상대적으로 평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석 KOTRA 중아CIS팀장은 "시내 인근에서 주로 아파트 시공을 맡고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폭도로 변한 시위대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한국 건설사들은 대규모 시위가 확산되기 이전인 지난 1월14~15일에도 인근 주민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지난 1월13일 "리비아에서 건설 중인 주택은 모두 리비아 국민의 것"이라고 말했다가 이 말이 리비아 주민들에게 '먼저 들어가서 차지하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의미로 와전되면서 아파트 공사 현장을 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진출 기업들은 시위대의 폭력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 집중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 1월과는 사정이 다소 달라졌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30%에 육박하는 높은 실업률에다 카다피 국가원수의 '주택 제공' 약속이 거짓이라는 판단이 들자 분노한 시민들이 건설 현장에 난입했다는 해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