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사진)은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국내 기름값이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작년 기준으로 국내 일반 휘발유의 소비자 가격은 물론 세전 가격 모두 OECD 22개국 평균 가격보다 각각 269원,28원 낮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전 가격에 ℓ당 20원의 관세와 16원의 수입부과금이 포함돼 있는 등 불리한 여건에도 가격이 더 낮다는 것은 국내 정유사들이 그만큼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 수준의 유류 제품을 공급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정부가 주장하는 기름 가격의 국제-국내 간 비대칭성과 관련,"정부 주장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최고 가격과 최저 가격의 시점 기준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국제 제품 가격과의 기계적인 연동이 아니라 환율 등 당시의 경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정유 4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로 삼성전자(12.7%) 현대자동차(8.6%)에 한참 못 미친다"며 "정유업은 대표적인 박리다매 산업으로 수익률이 높지 않고,또 제품 가격을 낮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유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쉽게 돈을 번다는 오해도 있지만 작년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60%가량을 수출로 벌어들였다"며 "유통 비용과 관세 · 수입부과금을 제외하면 수출가도 내수가보다 ℓ당 17원 정도 비싸다"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유류세 인하에 대한 정유업계 입장은 중립적"이라며 "향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