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왼쪽) · 찬경 형제 감독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화 '파란만장'이 제 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서 영예의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19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팔라스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파란만장'은 단편영화부문 초청작 25편 가운데 독특한 소재와 기술적 혁신,연출력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로써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제에서 2007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받은 데 이어 4년 만에 주요 상을 또 거머쥐었다.

박 감독은 트로피를 받아든 후 "특별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기쁘다"며 "함께 작업한 찬경 감독과 새로운 시도를 멋지게 소화해 준 촬영팀에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광록과 이정현이 출연한 '파란만장'은 한 남자의 낚싯대에 소복차림의 여자가 걸리며 벌어지는 이야기.30분 러닝타임 전체가 아이폰으로 촬영돼 지난달 스마트폰 영화로는 세계 최초로 국내 극장에서 상영됐다. KT가 제작비 전액을 후원했다.

또한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은 단편 경쟁부문에서 은곰상을 받았다. 장편 경쟁부문에서는 이란 출신 아시가르 파라디 감독의 '나데르와 시민,별거'가 황금곰상을 비롯해 남녀 주연상 등 3관왕에 올랐다. 이 영화는 법원이 이혼을 불허한 부부의 삶을 통해 이란 사회의 계층 갈등,종교적 보수주의,사법 체제 갈등 등을 성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