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최대 통신업체 아메리카모빌이 폴란드 최대 통신회사인 폴콤텔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포브스 선정 세계 1위 부자인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사진) 소유의 이 회사가 폴콤텔을 통해 동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에 참석한 다니엘 하시 아메리카모빌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인수를 추진해왔던 텔레콤세르비아 대신 폴콤텔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르웨이 텔레너,스웨덴 텔리아소네라,스페인 텔레포니카 등 유럽의 대표적 통신회사들도 폴콤텔 인수 의향을 밝혔다. 인수가는 최소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남미와 멕시코 등에서 주로 사업을 벌여온 아메리카모빌은 최근 이 지역 성장이 정체되면서 아프리카와 동유럽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부터 12억달러에 텔레콤세르비아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성장 가능성과 가격 조건 등을 고려해 폴콤텔 인수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아메리카모빌은 최근 올해 신규 가입자를 1700만명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통신 시장의 30%를 점유한 폴콤텔은 지난해 말 기준 1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폴란드의 이동전화 가입률은 118%로 남미 평균인 93%를 크게 웃돈다. 폴란드는 7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동 · 서유럽을 잇는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메리카모빌은 지난해에도 281억달러에 멕시코 카르소글로벌텔레콤을 인수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