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중국 수산물 회사가 일본과 러시아 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의 한 섬에서 해삼 양식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중국 다롄(大連)의 한 수산물 회사와 러시아 기업 ‘보즈로쥬데니예’가 이달 초 남쿠릴열도 중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에서 해삼 양식 사업을 하기 위해 합작회사를 만든다는 기본 합의 각서에 서명했다.남쿠릴열도 섬에서 러시아와 일본 외의 제3국 기업이 경제 활동을 하기로 한 사실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보즈로쥬데니예의 사장은 “중국 기업이 먼저 쿠나시르 섬에서 해삼을 양식해 중국에 수출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한 뒤 “중국 기업에는 자금력과 기술이 있고 중국에는 광대한 해삼 판매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러·중 합작회사는 환경 조사 등을 거쳐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보즈로쥬데니예는 과거 일본 홋카이도의 수산업자와도 공동 사업을 검토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기업의 남쿠릴열도 사업 진출에 대해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15일 “그런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 입장과 상충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반면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제3국 기업의 남쿠릴열도 투자가 러시아의 영유권 인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러시아 측은 최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등 남쿠릴열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또 일본 외에 중국이나 한국 기업에도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