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매장에서 소비자가 혼자 상품을 계산하고 결제할 수 있는 '무인계산대'(셀프체크아웃)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일반 계산대 대기시간을 줄이고 고객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보다 개선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장기적으로 계산원(캐셔) 감축 등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무인계산대는 고객이 직접 바코드 인식기로 구입 물품을 스캔하고 현금 · 신용카드 등으로 금액을 지불하는 기기로,일반 계산대 부근에 설치돼 있다.

이 회사는 2005년 영등포점에 시범 설치한 무인계산대를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해 지금은 121개 홈플러스 점포 중 37개 점포에서 143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경기 하남점,화성 동탄점 등 2개 점포와 광화문점,주안점,반포2점,신길3점 등 4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점포에 22대를 설치했다. 올해 말까지는 50개 홈플러스 점포에 200여대를 추가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장기적으로 모든 점포에서 무인계산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은주 홈플러스 무인계산대담당 과장은 "운영 초기에 미미했던 이용자 수가 최근 4대 운영 점포 기준으로 전체 구매 고객의 17% 수준인 하루 평균 1200명으로 증가했다"며 "주로 물품을 소량 구매한 고객들이 일반 계산대에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자신이 구매한 상품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되고 포인트 적립이나 현금영수증 발급 시에 주민등록번호나 휴대폰 번호를 고객이 직접 입력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성이 작은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무인계산대 확대나 도입에 신중한 편이다. 이마트는 서울 월계점을 시작으로 여의도점,수서점 등 3개 점포에서 무인계산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나 2007년 이후 추가 설치한 점포가 없으며,롯데마트는 도입 자체를 미루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부분의 고객이 직접 결제하는 것을 귀찮아 하는 데다 조작 미숙 등으로 무인계산대 이용을 꺼리는 탓에 아직까지는 실익이 적다"며 "바코드에서 진화된 전자태그(RFID) 부착이 확산돼 셀프 결제 방식이 획기적으로 간소화된 후에나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유통업체인 '프레시앤드이지'와 영국 테스코 등은 대부분 셀프 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결제 환경을 제공하고 점포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선진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적극 도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