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 만에 111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원 내린 1119.3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강세와 국내외 증시 약세 등 때문에 장 초반 상승 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장 중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에 긴축재정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 원달러 환율은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일종가보다 2.2원 오른 1125원에 출발한 환율은 지난밤부터 이어진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에 오름세를 이어갔다.

밤사이 포르투갈을 포함,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의 국채수익률이 오르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켰다. 또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에 대한 뚜렷한 조치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관망이 유로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전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 다시 순매도를 재개한 것도 장 초반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됐다.

그러나 중공업체 등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에 상단을 제한당하며 1120원대 중반에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후 환율은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이 전년 동월 대비 4.9%로 집계됐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보다 4.9% 상승했다고 밝혔다. 5%에 근접한 높은 상승률이지만, 시장의 예상을 밑돌면서 중국 긴축 우려에 대한 긍정적인 관측이 제기됐다.

장 후반 환율은 역외 매도세와 네고 물량에 1118.6원까지 밀려났다가 비슷한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18.6~1126.2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중국의 CPI가 예상보다 낮아 긴축에 대한 우려를 덜어냈다"며 "그러나 확신이 있는 추세는 아니기 때문에 한동안 1120원대를 중심으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07포인트(0.20%) 내린 2010.52를 기록했으며, 외국인은 45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 5분 현재 1.3474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3.51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