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 실' 국내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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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준과학硏 남승훈 연구원팀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강도는 철보다 100배 높아
방탄복·항공우주 소재 활용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강도는 철보다 100배 높아
방탄복·항공우주 소재 활용
그래핀과 더불어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로 만들어진 실 제조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확보했다.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나노메카트로닉스기술개발사업단 남승훈 연구원(50 · 한국표준과학연구원)팀은 탄소나노튜브 실(작은 사진)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탄소나노튜브 실은 굵기가 1㎛(마이크로미터 ·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이하이며 탄성이 좋으면서도 강도가 철의 100배 이상으로 높아 방탄복 등 특수 섬유 소재로,전기전도와 열전도율이 높아 자동차 항공우주 전자부품 등 기계 및 반도체 소재 분야에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작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대상인 '그래핀'은 흑연(그래파이트)을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구조로 밀집해 있는 2차원 형태로 가장 얇게 벗겨낸 것이고, 탄소나노튜브는 그래핀이 파이프 형태로 말려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연구진은 실리콘 기판 위에 탄소나노튜브를 수직으로 배양시킨 후 이로부터 여러 가닥의 탄소나노튜브를 다발로 만들고, 이를 실 모양으로 뽑아내 탄소나노튜브 실을 제조했다. 또 진공 속에서 튜브에 전압을 가해 전자가 방출될 때 탄소나노튜브 실 끝 부분의 형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실리콘 기판 위에 탄소나노튜브를 성장시킬 때 밀도를 미세하게 조절하면서 수직 배양된 다발을 잡아당기면 탄소나노튜브들 사이에 '반데르발스 힘(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보편적인 인력 중 하나)'에 의해 실이 연속적으로 뽑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탄소나노튜브 실 생산 기술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남 연구원을 포함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 14명이 참가했으며 2008년 4월부터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네덜란드에서 발간되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카본'호 1월자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진의 기술을 활용하면 탄소나노튜브 실 여러 가닥을 한꺼번에 뽑아 내거나 고분자 물질을 쉽게 코팅할 수 있다. 또 실 형태뿐 아니라 시트 모양으로도 균일하게 뽑아낼 수 있어 '탄소나노튜브 필름'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탄소나노튜브 필름은 유연하고 전기전도가 높아 터치스크린 소재로 쓰일 수 있으며,전류를 가하면 표면에 열이 나는 특성을 이용해 자동차 유리 김서림 방지용 히터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금속의 표면에 전압을 가했을 때 전자가 방출되는 '전계방출현상'을 이용해 휴대용 X-레이나 전자총,휴대용 초소형 비파괴검사 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