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외국인이 돌아오는가 했더니 역시나다. 하루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15일 오전 현재 1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고 있다.

전날 선·현물 시장에서 매수한 것과는 달리 외국인은 현재 선·현물 시장에서 모두 팔고 있다. 특히 장 초반 선물시장에서 2500계약 이상 순매도하자 베이시스가 악화되며 차익 프로그램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외국인이 돌아오려면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남아 있다. 당장 오늘 발표될 중국의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이머징 인플레이션 우려를 확대시킬 수 있다.

3월 예정된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만기 도래 역시 점검 변수이며,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미 국채시장의 변화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인은 일단 국내 증시에서 한발 후퇴한 모습이지만 개인과 기관 등 개인 자금은 하락장에서 꾸준히 유입됐다.

코스피지수가 나흘간 100포인트 이상 뒷걸음질쳤던 8~11일 개인은 1조7000억원 넘게 순매수했고 기관도 5000억원 가까이 사 들였다. 특히 연기금은 3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현재도 개인과 기관은 각각 217억원, 688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개인 직접투자자금은 자문형 랩 상품의 인기와 맞물려 꾸준히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최근 랩 시장은 수수료 인하 경쟁, 부실 자문사 퇴출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여전히 그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개인의 간접투자 자금인 증권사 랩어카운트 잔고는 1월말 현재 38조원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1월 증권사 랩어카운트 잔고 증가액 3조5000억원 가운데 자문형 랩이 차지하는 금액은 2조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증권사 유수민 연구원은 "개인 매수세는 매매패턴이 일정하지 않고 응집력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시장 상승을 견인하기 쉽지 않지만 개인의 풍부한 자금력은 지수 하단을 견고히 제한해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도 '뭉칫돈'이 들어왔다. 지난 11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2553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주 지수가 하락하면서 2월 이후 주식형 펀드 자금 순유입이 약 5000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주가의 하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생기면서 연기금의 본격 '입질'도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초부터 10배 넘었던 국내 주식시장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현재 10배 아래로 떨어졌다"며 "과거 10배 미만에서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는 점에서 연기금의 수급 보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주가 흐름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을 낮춰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코스피 2100회복까지 국민연금이 신규로 매수할 수 있는 금액은 6조2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며 "시장이 추가 하락할 경우 매수 가능금액이 더 확대될 수도 빠르게 회복하면 축소될 수도 있지만 이런 매수여력은 국내 증시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들이 일진일퇴 공방을 벌이는 사이 지수는 1970선 밑으로 미끄러졌다 2000선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 아직 외국인의 귀환을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공격'에 나선 개인, 기관이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