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상태와 주행 조건,날씨 등 다양한 상황 정보를 자동차 중앙제어장치(ECU)가 수집해 각종 신호로 처리한다. 정보를 받은 전조등은 '좌우 구동기(actuator)'를 통해 상하 및 좌우 회전 각도와 기울기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빛 차단장치(shield) 구동기'는 도로 조건에 따른 빛의 형태를 최적으로 변화시킨다.

미래 첩보영화에서나 볼 만한 이런 시스템은 작년 현대모비스가 국산화에 성공한 'AFLS(adaptive front lighting system)'의 작동원리다.

자동차가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를 유유히 달리고,구불구불 휘어지는 해안도로를 일정 속도로 주행하는 자동차 광고.그 여유로운 주행의 비밀도 방향을 바꿀 때마다 운전자 시선에 따라 노면을 비쳐주는 첨단 전조등 장치 덕분이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야간 운전 때 코너를 돌면서 노면이 보이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버릇을 갖고 있다. 하지만 AFLS가 장착된 차량을 운전할 때는 이럴 필요가 없다. 운전대가 돌아가는 각도에 따라 전조등이 진행 방향을 똑같이 비춰주기 때문이다. 바로 지능형 전조등시스템의 '곡선로 기능'이다.

지금까지 전조등 장치는 상향등과 하향등,기상 악화 때 사용하는 안개등을 조합한 형태였다. 최근 들어서야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이 차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최적의 조명 상태를 제공하는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시가지와 고속도로,악천후 주행,곡선로,교차로 등 크게 5가지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시가지 기능은 가로등이 설치돼 있거나 주변 밝기가 충분한 곳에서 조명의 길이를 줄이는 대신 좌우 폭을 넓혀 시야를 확보해 준다.

고속도로 기능은 더 먼 곳까지 비춰주고,악천후 기능은 다양한 기상 조건 아래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차량에 의한 눈부심을 최소화한다. 곡선로 기능은 곡선도로에서 차량 진행 방향으로 전조등이 회전하는 기능이다. 교차로 기능은 교차로에서 추가 광원을 이용해 기존 전조등 빛이 도달하지 않는 좌우 측면부를 비춰준다. 이 같은 첨단 전조등은 국산차엔 그랜저 HG급 이상,수입차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BMW 5시리즈 이상급 차종에 대부분 장착돼 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AFLS가 갖춰야 할 성능을 명시한 규정을 마련해놓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현지에 수출하는 모든 메이커 역시 관련 조항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 · 생산하고 있다. 현재 주요 선진업체를 중심으로 이런 기능을 포함한 시스템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광섭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 램프선행연구팀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