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967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에서 40년 가까이 근무한 정통 '우리금융맨'이다. 이 회장은 1944년 경남 하동군 진교에서 출생해 진교고등학교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

우리금융은 2001년 출범한 뒤 윤병철 황영기 박병원씨 등 외부 출신이 회장을 맡았다. 2008년 취임한 이 회장은 우리금융 역사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이다.

이 회장은 은행 근무 당시 뛰어난 영업력을 보였다. 1991년 한일은행 남대문 지점장 시절 국내 5500여개의 모든 은행 점포 가운데 여수신 1위를 기록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96년에는 한일은행 최연소 상근이사가 됐고 국제금융 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올려 국제금융 발전유공 재무부장관상과 수출입 유공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1999년 한빛증권(현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5년 연속 흑자 행진을 벌이며 중소형 증권사를 업계 10위권으로 끌어올렸다. 당시 이 회장은 은행 지점에 증권사 영업소를 여는 교차판매 방식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2005년에는 자신의 전공과 거리가 먼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맡았다. 이 회장은 악단운영에 민간 경영방식을 도입했고 세계적 지휘자인 정명훈씨를 예술감독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향은 이 회장 취임 2년 만에 수입이 5배가량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2008년 우리금융 회장으로 선임됐다. 업무추진능력이 빼어나고 인적네트워크가 강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