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50달러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을 연내 출시한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13일(현지시각) "올해에는 특히 과거에 유례없는 출고가 150달러(약 17만원) 미만의 스마트폰을 출시, 고가와 저가를 망라해 고객의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후속 제품을 올 상반기에 출시해 1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갤럭시S의 성적을 뛰어넘고, 저가, 중가, 고가 등 가격대 별로 스마트폰을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150달러 초저가 갤럭시 스마트폰 연내 내놓는다
앞서 삼성은 '갤럭시 S'를 초기 공급가 90만원 후반대에(미국은 499달러·60만원대), 바다 운영체제(OS) 탑재폰 등 중저가 제품은 70만원대에 내놨다. 테크트리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러시아, 인도 등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에이스'를 329달러(인도 출시가·37만원)의 저가로 선보였다. 이어 17만원 이하의 초저가 제품마저 내놓겠다고 나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노키아가 애플 아이폰의 강세와 안드로이드폰의 급성장으로 하락세인 가운데, 삼성이 노키아의 점유율이 70%에 이르는 동유럽, 아프리카 시장 등을 공략하기 위해서 저렴한 가격대의 스마트폰 전략을 내놓았다는 분석이다.

저가형 스마트폰은 고가형 갤럭시S와 달리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메모리 등에서 비교적 사양이 떨어지는 부품을 채택해 제조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형인 갤럭시S는 4인치 수퍼 아몰레드(AMOLED) WVGA(800x480) 디스플레이, 5백만 화소 카메라, 16GB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을 탑재했다.

삼성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최근 제휴한 노키아가 윈도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을 내놓기 전에, 삼성이 노키아가 선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날 삼성은 구체적으로 전체 휴대전화 부문에서 3억대, 스마트폰 6000만대, 태블릿 750만대를 판매 목표치로 제시했다.

앞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애플이 안드로이드폰에 밀리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로 가격 격차를 꼽았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의 가격 경쟁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최근 외신 등을 통해 전해진 200달러(22만원대) '미니 아이폰' 출시설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루머나 경쟁사에 대해선 언급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스마트폰 OS 별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노키아의 심비안은 모두 1억1160만대를 판매해 1위를 지켰다.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6700만대를 판매, 전년 대비 888.8%나 성장하며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의 iOS는 466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5.7%를 기록, 블랙베리를 만드는 리서치인모션(RIM)의 판매량 4750만대와 시장점유율 16%에 바짝 다가섰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