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경제 안정을 위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했지만 반드시 금리 인상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경고했다. 베트남 동화의 절하가 외환시장 안정과 무역적자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는 있지만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네딕트 빙함 IMF 베트남사무소장은 "동화 가치를 절하함으로써 중앙은행의 공식 환율과 실거래 환율 간의 격차를 줄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경제 안정을 위해 넓은 범위의 정책들이 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각각 인플레이션과 정부부채 감축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정부의 추가 조치를 촉구했다. 씨티그룹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조한나 추아 씨티그룹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은 평가절하와 함께 금리를 올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10일 동화 가치를 달러당 1만8932동에서 2만693동으로 8.5% 평가절하하고 달러-동화의 하루 변동폭도 현행 3%에서 1%로 줄이는 조치를 내놨다. 반면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9%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금리는 20%를 웃돌고 있고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도 지난 1월 12.17%를 기록,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경제적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6.78%보다 높은 7.5%로 잡는 등 긴축정책을 꺼리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