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유난히 추운 날씨가 이어진 탓에 레미콘,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등 건설 · 토목 분야 중소기업들이 어느 때보다 고된 겨울을 나고 있다. 일의 특성상 추운 날씨가 길어지면 비용이 증가하고 일감도 급감하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레미콘업체인 렉스콘 관계자는 "올 들어 주문이 지난해 초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며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겨울은 이례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레미콘연합회 관계자도 "전국적으로 출하량이 이번 겨울 들어 크게 떨어졌다"며 "건축경기 침체와 한파,폭설이 겹치면서 수요가 급감하고 비용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공사 규정상 기온이 5도 이하면 일반 레미콘 타설은 금지된다. 레미콘 회사들은 물을 데워서 추위에 강한 한중콘크리트와 배합해 사용해야 한다. 타설을 하더라도 순식간에 얼어붙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콘크리트가 굳을 때까지 3~4일간 갈탄을 때서 온도를 높여야 한다. 이처럼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위험성이 커지다 보니 아예 공사를 중단하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아스콘도 상황이 비슷하다. 아스콘을 도로공사 현장에 가져갈 때 섭씨 120도 상태를 유지해야 하다 보니 관련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한국아스콘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도로 공사가 급감하면서 일감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역시 연초부터 물량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보름 넘게 쉬는 공공 토목공사 현장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