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둘 전기자동차 상용화 모델을 내놓으면서 소문만 무성했던 중 · 대형 2차전지 관련 시장이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피앤이솔루션은 이 시장의 개화(開花)를 준비하며 칼을 갈아온 업체 중 하나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2차전지가 전기적 성질을 띠게 해 전력을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활성화 장비와 전지의 수명 및 성능을 시험하는 검사장비.소형 2차전지 분야에서는 같은 기능의 장비를 만드는 경쟁사가 국내에 2~3곳 있지만 중 · 대형 분야에서는 피앤이솔루션이 거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 정대택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소형과 대형 2차전지는 최대 1000배 이상의 전압용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잘못하면 공정 중 폭발할 수도 있다"며 "10년 가까이 자체 기술로 장비를 개발,발전시키면서 대형 2차전지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쟁사를 따돌리는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우수제조기술센터(ATC)의 지원은 큰 힘이 됐다. 2009년부터 50억원을 지원받아 2차전지 검사장비의 회로 방식을 리니어(직선)에서 스위칭(전환)으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위칭 방식은 리니어에 비해 장비를 돌리는 데 쓰는 전기를 25%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장비의 안정성이 좋고 전력 효율까지 높아 고객사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올해 LG화학의 미국 2차전지 공장 활성화 및 검사장비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돼 납품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수주 금액만 200억원 규모.LG화학이 사실상 중 · 대형 2차전지 업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만큼 이번 공급을 통해 관련 장비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앤이솔루션은 전기차 충전기를 미래 먹을거리로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한국전력의 단독 위탁생산자로 제품을 생산,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등에 납품을 완료했다. 앞으로 열릴 전기차 관련 인프라 시장에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피앤이솔루션의 매출은 380억원.올해는 LG화학 공급건 등 기존 수주금액만 350억원이 넘어 매출이 6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코스닥 시장 상장도 노리고 있다.

광주(경기)=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