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풍수] 改名(개명)은 운을 키우려는 풍수비책
우리 조상들은 마을을 새로 조성할 때 지력(地力)이 쇠한 곳을 피해왔다. 하지만 거주지가 이미 조성된 곳은 땅의 부족함과 결함을 고치는 쪽으로 보완했다. 거주지가 풍수상 결함이 있더라도 주택과 농지가 있는 그곳을 쉽게 떠나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것이 바로 도와서 보충한다는 의미의 '비보(裨補)풍수'다.

과거의 비보풍수는 지력을 강화시켜 복을 키우거나 흉한 기운을 막고 차폐하는 추길피흉(趨吉避凶)의 방법으로 널리 쓰였다. 하지만 현대의 비보풍수는 과거의 효용을 그대로 승계하면서도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위안적(慰安的)측면이 보다 강하다.

세상이 최첨단으로 발전하고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커다란 불안을 느낀다. 그에 따라 현대적인 비보 풍수는 우리의 생활환경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앞으로 닥칠 위험이나 흉한 징조를 바로잡는다. 비보풍수 중에서도 풍수와 어울리지 않는 지명(地名)을 바꿔 좋은 기운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지명비보'이다. 지명비보 사례는 적지 않다.

서울 용산에 있는 국제센터빌딩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빌딩은 용산에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며 1984년 완공됐다. 그러나 그 당시 국내에선 사옥을 높게 지으면 기업의 운이 쇠락한다는 '바벨탑 증후군'이 있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 빌딩은 국제상사에서 한일합섬을 거쳐 이랜드로 주인이 계속 바뀌었다. 그러자 비운의 빌딩으로 소문이 났다.

2006년 이 건물을 인수한 E1(옛 LG칼텍스가스)은 비보풍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먼저 건물의 풍수지리를 꼼꼼히 따져 3년에 걸쳐 리모델링했다. 그리고 빌딩 이름도 '국제센터빌딩'에서 'LS용산타워'로 변경했다. 용산미군기지의 이전과 용산 공원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LS용산타워'의 가치도 크게 향상됐다. 부동산업계는 이 건물의 값이 인수 전 6000억원대에서 현재는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고층빌딩중에는 이와 비슷한 얄궂은 운명을 겪은 것이 있다. 바로 서울역 앞에 자리한 옛 대우센터 빌딩이다. 1977년 지상 23층으로 지어진 이 빌딩은 대우그룹 사옥으로 쓰였다. 한때 한국경제 성장을 상징하면서 서울의 랜드마크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계기로 대우그룹이 몰락하면서 이 빌딩의 주인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으로 변경됐다. 2007년 외국계 투자 회사인 모건스탠리 수중으로 넘어간 뒤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9년 '서울스퀘어'로 재탄생했다. 이름을 바꿨지만 아직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돈 버는 풍수] 改名(개명)은 운을 키우려는 풍수비책
사옥명을 변경한 것은 사람 이름을 개명(改名)하는 것처럼 운을 키우려는 지명 비보책이다. 지명 비보도 풍수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각 사람의 운에 맞는 이름이 그 사람의 복을 증진시키듯이 건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잘못 고친 이름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