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펀치는 없지만 이어지는 잽 공격에 증시가 두 손을 든 모습이다.

10일 옵션만기와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증시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마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환율 하락도 증시에 더 이상 호재가 아닌 분위기다.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로 보인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이상 싸지 않은데다 악재들이 차익실현 빌미를 제공하면서 외국인의 팔자는 멈추지 않고 있다.

기간 조정에 그치지 않고 지지선을 밑도는 가격조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0일 오전 장중 2030선을 밑돌기도 하며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요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남겨 두고 있어 단기 추가 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하는 2000선 초반까지도 밀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식 보유자들은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작년 연말부터 조정을 애타게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매수 기회가 온 것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제까지 지수 조정을 기다리면서 저가 매수에 동참하지 못했던 상당수의 투자자가 지수 2000부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코스피 2000에서는 국내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이 돌아선다면 그동안 크게 하락했던 수출 관련 종목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가 매수에 나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제부터 천천히 매수를 저울질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코스피 2000선은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9.9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은 상당하다"며 "저점 매수 전략 유효구간에 진입하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이번주 불확실성이 모두 사라지면 수급과 환율 등이 우호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슬슬 바구니에 담을 업종과 종목을 선별할 시점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금리결정으로 단기적인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조정을 주도주의 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2000선 초반에서는 IT와 자동차, 화학, 금융 업종을 분할 매수 관점에서 대응하라고 권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IT와 은행업종 중심의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경기 모멘텀의 수혜주인 IT, 반도체와 금리 상승 수혜업종인 보험, 대형주의 부담에 따른 중소형주 등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유지한다"고 제시했다.

기다리던 조정이 왔지만 더 하락할 것 같은 생각에 막상 주식매수에 나서기가 쉽지는 않다. 증시는 악재를 미리 반영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