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SUV·밴 3가지 접목한 신개념車
가격 대비 성능·상품성 등 실속 돋보여
[시승기] 쉐보레 처녀차 올란도···"실속 굿, 착한 가격"
"올란도는 다목적차(MPV)가 아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도 아니다. 올란도는 신개념의 액티브라이프차(ALV)다."

쉐보레 올란도가 9일 공식 발표회를 갖고 '액티브 라이프 차량(ALV)'이라는 콘셉트로 모습을 드러냈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올란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하는 SUV를 뛰어넘는 차"라며 올란도의 개성을 강조했다.

"올란도는 세단의 편안함과 다목적차의 넓은 공간, SUV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모두 접목시킨 차"라는 게 아카몬 사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올란도는 과연 소비자들 시각에선 어떤 차일까. 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경기 양평 가일미술관까지 약 53km 구간을 직접 몰아봤다.

[시승기] 쉐보레 처녀차 올란도···"실속 굿, 착한 가격"
◆ "승차감 좋고 주행성능 무난하고"


평화의 광장을 출발한 올란도는 강변북로 주행에 접어들며 서서히 운동 성능을 발휘했다. 시속 120km로 속도를 올리는데 차는 부드럽게 앞으로 달린다. 이 때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진입해선 160km까지 속도를 높였으나 주행 소음은 낮은 편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한 운전석은 고속으로 주행해도 편안한 승차감이 몸에 와닿았다.

올란도는 가속 능력보단 토크가 돋보였다. 신호 대기 중이던 정지상태에서 순간 가속을 위해 페달을 힘껏 밟았을 때 엔진 회전수는 3000rpm 영역대를 넘어서지 않았다.

차량 제원을 확인해보니 2.0리터급 터보차저 커먼레인 디젤은 최대출력 163마력(3800rpm), 최대토크 36.7 kgm(1750~2750rpm)의 동력 성능을 확보했다. 엔진 회전력 감소로 인해 이 차의 연비는 시내 주행 시 더욱 이점을 볼 수 있다. 올란도의 공연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ℓ당 14km를 달린다.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올란도 특성을 감안하면 성능과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런 수준이다. 손동연 기술연구소 부사장은 이와 관련 "세단의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사실 올란도 외관 디자인을 놓고 보면 시선을 잡아끄는 인상적인 부분은 찾기 힘들다. 미니밴과 SUV 차량의 변종 형태로 심플함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단순함이 올란도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대체로 "올란도 디자인은 날렵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질리지 않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시승기] 쉐보레 처녀차 올란도···"실속 굿, 착한 가격"
◆ 고급형 2123만~2463만원, "이보다 더 합리적일 순 없다"

올란도는 옛 GM대우 레조 차량의 후속으로 나왔다. 국내 경쟁 차종은 기아차 카렌스다. 이전 레조나 카렌스와 비교한다면 올란도는 한 단계 가치 상승했다.

그러나 아쉬운 대목도 분명 있다. 편의 기능이 적어 풍부한 옵션을 추구하는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만족감이 줄어들 수 있다. 운전석시트 자동조절 장치나 후방주차카메라, DMB 및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LCD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올란도에는 옵션으로 제외됐다.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요인이다.

올란도는 불필요한 옵션을 가능한 없애고 패밀리카 용도에 맞게 실용성을 강화했다. 특히 센터페시아 오디오 키트 뚜껑을 열면 '시크릿 큐브(Secret Cube)'라 불리는 수납공간을 갖췄다. 개인적으로 아끼는 물건이나 숨기고 싶은 메모지 등을 숨겨 놓는 은밀간 공간으로 제격이다. 올란도만의 시크릿이랄까. 대신 콘솔 박스가 낮게 설치돼 있어 운전할 때 오른팔이 허전하다.

많은 인원이 탑승 가능한 점은 분명 장점이다.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다양한 용도의 뒷트렁크 공간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올란도는 가격 대비 실속 있는 차다. 자동변속기 장착 가격은 2123만~2463만원이다. 옵션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 운전자라면 LS 고급형(2123만원)을 구매해도 나쁘진 않다.

현재 2000만원 초반 가격에 배기량 2000cc급 국산 차종을 선택하려면 마땅한 모델이 별로 없다. 올란도는 그런 고민을 한 번쯤 해본 소비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가격에 올란도만큼 실용적인 차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기아차 그랜드 카니발은 2600만~3460만원이고 현대차 투싼ix는 2025만~3011만원이다.

양평(경기)=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