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상청장에 유명 기상캐스터 출신의 민간 기상업계 인사가 처음 발탁됐다.

조석준 전 KBS 기상전문기자(57 · 사진)는 8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서 신임 기상청장에 내정됐다. 그는 1981년 KBS에 국내 최초 기상전문기자로 입사한 뒤 20여년 동안 간판 기상캐스터로 활약,일반인에게도 얼굴이 잘 알려져 있다.

2000년에는 민간 기상업계로 자리를 옮겨 웨더뉴스채널 부사장,웨더프리 대표를 거쳤고 2009년 첫 민간 기상센터인 '케이웨더 630 예보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

주로 내부 관료들이 차지했던 기상청장 자리에 민간 기상업계 인사가 내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신임 청장은 기상청 출신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민간 기상산업의 '태동기'에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인사로 꼽힌다. 케이웨더 예보센터가 기상청과 다른 독자적 예보모델을 구축하고 영업해 온 탓에 때때로 기상청과 미묘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도 이채롭다.

기상업계에서는 민간 기상사업자에 대한 기상청의 진흥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는 공군 제73기상전대에서 기상장교로 복무하다 전역한 뒤 대기업 입사시험에 합격했지만 방송사가 학교 측에 "날씨 담당 기자를 추천해달라고 의뢰했다"는 얘기를 듣고 진로를 급변경했다고 한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 축구부에 들어가 주장을 맡았고 KBS에 입사한 뒤엔 기자 축구대회에서 5골을 넣어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을 정도로 축구 마니아이기도 하다.

2008년부터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강단에 섰고 지난해엔 이 학교 지속경영교육원장,한국기상협회 회장,한국직업방송 자문위원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조 신임 청장은 9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