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가격이 한 달 만에 t당 5만원 상승했다.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제강사가 곧 제품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8일 철근 유통업체에 따르면 철근(고장력 10㎜ 기준)은 설 전후로 t당 85만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다. 한 달 전보다 4만~5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제강사가 건설사에 출하하는 가격인 t당 81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철근 유통가격은 작년 11월 말 t당 73만원까지 떨어졌다가 12월부터 반등했다.

철근 유통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주요 제강사들이 지난 1월 철근 출하가를 인상한 데다 이달 중순 가격을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철강은 지난 7일부터 철근 가격을 t당 81만원에서 86만원으로 5만원 인상했다. 철근의 원료인 철스크랩 가격이 최근 급등하면서 이례적으로 중소 제강사인 한국철강이 먼저 가격을 올린 것이다. 고철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두달여 만에 t당 10만원 이상 상승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조만간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 원효로의 한 철근 도매상은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이 거세지면서 제강사들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작년에 한국철강이 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먼저 가격을 인상해 주요 제강사들도 곧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벌써 '3월 인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기도 상동의 한 도매상은 "건설 성수기가 시작되면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며 "3월엔 유통가격이 t당 90만원 중반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