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지역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유치를 놓고 충청권과 비충청권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데 이어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두고도 '대구 · 울산 · 경북 · 경남vs부산'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건립과 관련,최근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역갈등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발언자제를 요청했지만 지역 간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박성효 최고위원은 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과학벨트의 입지를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충청도민이 분개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려고 했으나 안상수 대표,김 원내대표,홍준표 최고위원 등이 제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경남 · 경북 · 대구 · 울산 등 4개 시 · 도의회에서 이날 오후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현재 동남권 신공항 유치 지역을 둘러싸고 밀양을 밀고 있는 경남 · 경북 · 대구 · 울산과 가덕도 유치를 희망하는 부산이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2008년 9월 신공항 유치를 발표한 뒤 입지 후보지 간의 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선정 발표를 미뤄왔다.

밀양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과 4개 시 · 도의회 관계자들은 "정부는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원칙에 입각한 입지선정 기준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시 · 도의원은 삭발까지 했다.

한편 유기준,김세연,박민식 등 여당 내 부산 국회의원 14명도 소속 상임위별 역할 분담을 통해 신공항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