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는 지난해 발표한 8.29대책에 따라 애초 올해 3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의 연장 여부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결정하기로 했다. DTI 규제 여부와 아파트 거래량 증감, 이에 따른 전세난 해소 또는 심화 등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7일 "최근의 전세난은 상당 부분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옮겨가지 않고 눌러앉기 때문"이라며 "전세 대책과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각각 마련하기보다는 함께 내놔야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앞서 지난 1일 신년 좌담회에서 "2월 말 전·월세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8.29대책으로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투기지역인 서울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 3구'를 뺀 지역의 9억원 이하 주택을 사면 올해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DTI를 금융회사가 자율 심사해 결정하도록 한 바 있다. 따라서 DTI 규제 완화의 연장 여부를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결정함으로써 수요자들이 전세 유지나 매매 전환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금융권에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DTI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전세를 매매로 분산시켜 전세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연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며 "매매·전세시장을 더 자세히 점검하고 다른 부처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8.29대책에서 역시 올해 3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연장 여부도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당정회의에서도 이런 계획을 밝힐 방침이다. 한편, 국토부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이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월세 가격 인상률 상한제 적용이나 임차인에 대한 계약갱신 청구권 부여 등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월세 재계약 때 보증금을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식의 가격 통제 정책이 당장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중 가격을 형성하거나 공급을 위축시켜 결국 서민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무주택 서민에게 일정 금액의 임차료를 지원해주는 '주택 바우처'(월세 쿠폰) 제도도 주거 복지 차원에서 도입할 필요는 있지만, 당장 수조원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세난 해소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는 이 제도를 시범 시행하려 기획재정부에 몇 년째 연간 수십억원의 예산을 신청해왔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