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설 명절에 자녀들이 받는 세뱃돈을 낭비하지 않고 목돈으로 만들 방법은 없을까. 큰 금액은 아니지만 세뱃돈을 적립식펀드에 꾸준히 넣는다면 성인이 됐을 때 대학 학자금,주택자금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설부터라도 유망한 펀드에 자녀들의 미래를 적립하는 것을 고려해 봄 직하다.

◆장기 안정형 펀드가 적합

전문가들은 어린이를 위한 펀드를 고를 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온 펀드를 우선순위에 올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액을 장기간 투자해 목돈을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익률 변동성이 큰 상품은 피하라는 얘기다.

안정성 측면에선 규모가 큰 펀드가 유리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어린이를 위한 펀드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최소 5년간 꾸준한 성과를 내온 펀드를 골라야 한다"며 "펀드 규모가 작으면 사라질 염려도 있고 투자전략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도 제약이 있는 만큼 장기 성과와 규모가 모두 검증된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펀드는 부가서비스 다양

시중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펀드가 나와 있다. 어린이펀드 중 '신한BNPP탑스엄마사랑적립식1C1'이 최근 1년간 39.48%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한다. 2005년 첫 설정 이후 수익률은 232.9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5.35%)을 크게 앞섰다. 펀드 이름에 '적립식'이 들어가 있지만 한꺼번에 목돈을 넣는 거치식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자녀들이 용돈을 받을 때마다 수시로 돈을 넣을 수도 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아이사랑적립식1A'(39.08%),'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1A'(37.15%),'동양자녀사랑1A'(36.76%) 등도 최근 1년간 30%대 성과를 낸 어린이펀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어린이펀드는 영어 · 경제교육 행사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수익률이 엇비슷하다면 원하는 부가서비스가 있는 펀드가 좋다"고 권했다.

◆세제혜택 없어 일반펀드도 무방

어린이라고 무조건 어린이펀드에만 가입할 이유는 없다. 영국 등 선진국에선 어린이펀드를 통해 세제혜택을 주지만 국내에는 어린이펀드에만 따로 부여된 세제 혜택이 없다. 어린이펀드는 일반 펀드와 똑같은 증여세 면제한도(11세까지 1500만원,21세까지 3000만원)를 적용받는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는 대형 주식형펀드라면 자녀용으로 투자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