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의 전쟁에 나선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덜 먹어야 뚱뚱해지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동안 각종 로비를 해온 식음료업체들은 움찔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가 미국인들의 비만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영양섭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정부는 2005년부터 건강식을 장려하는 식습관 지침서를 발간해왔으나 "식사량을 줄이라"고 직설적으로 잔소리를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가이드라인은 예년과는 달리 꽤 구체적이다. 콜레스테롤과 염분,설탕을 줄이기 위한 식습관 실천 방침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일단 덜 먹어야 건강에 좋다고 강조한다. 탄산음료 대신 물을 마시고,피자 치즈 케이크처럼 비만의 주범이 되는 음식과 가공식품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접시의 반은 과일과 야채로 채워야 하며 굳이 햄버거를 먹겠다면 고기 패티 사이에 토마토 한 조각을 더 넣으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마고 우탄 미국 공익과학센터(CSPI) 영양정책담당 책임자는 "정부의 이번 메시지는 이해하기 쉽고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독려하는 내용"이라며 "비만이 그만큼 미국에 심각한 문제가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식품업계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육류 유제품 등 식품업계는 그동안 정부를 상대로 각종 로비활동을 해왔으며 앞다퉈 특대 사이즈 제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우탄 책임자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식습관 지침을 준다 해도 식품업계가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