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해외 점포(현지법인 · 지점 · 사무소)가 늘고 있지만 초기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점포가 작년 9월 말 현재 83개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증권사 해외 점포 수는 2006년 말 38개,2007년 말 50개,2008년 말 69개,2009년 말 80개로 해마다 증가세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16개로 가장 많고 홍콩(15개) 베트남 · 미국(각 11개) 일본(10개) 등의 순이다. 아시아 지역 점포가 64개로 전체의 77.1%를 차지했다. 해외 점포 83곳의 자산은 총 12억5100만달러로,1년 전 10억7100만달러에 비해 16.8% 늘었다.

그러나 해외 점포의 초기 투자비 탓에 수익성은 나빠졌다. 83개 해외 점포는 작년 상반기(3월 결산 · 4~9월) 총 166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전년 동기 2310만달러의 이익을 낸 것에 비해 이익 감소폭이 3970만달러에 달한다. 금감원은 작년 상반기 해외 점포의 판매 · 관리비가 전년 동기보다 1240만달러(20.2%) 늘어나는 등 점포 확장 과정에서 많은 투자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식위탁매매 거래대금이 30% 급감해 수탁수수료 수입이 390만달러(8.6%) 줄어든 점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진출 초기단계는 판매 · 관리비 지출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해외 점포별로 현지 특성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