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직전에 터진 이집트발 쇼크가 글로벌 경제를 강타했다. 기름값이 치솟고 금 달러 등 안전자산의 가격이 급등했다.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주가가 급락했다. 설 연휴 기간에도 개장한 미국과 유럽 등 외국 주식시장은 이집트 쇼크의 여진이 이어졌다.

북아프리카의 시위 도미노와 함께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가들의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의 2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이들 신흥국은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높아 해외 투자자들의 돈이 몰렸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예상보다 경기 회복세가 빨라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U턴'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국내 투자자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재미있는 현상은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거침없이 달려온 국내 주가의 조정 타이밍을 기다렸다는 듯 매수에 나섰다는 점이다. 강남의 K씨는 국내 주가가 떨어지자 블루칩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2억원을 넣어 수수료를 내고도 이틀 만에 450만원을 벌기도 했다. 우량 주식은 시장 충격으로 단기 하락하더라도 펀더멘털이 탄탄해 주가가 회복된다는 '학습 효과'를 경험해서다.

이런 '안전빵 단타 매매'를 다른 한편으로 분석하면 6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의 향방이 여전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은행 금리가 연 4% 이상으로 올라도 투자자들은 정기예금을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은행의 특판상품을 기다리고 있다. 은행권이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할 가능성이 큰 연 6%대 후순위채권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꽤 있다고 은행 PB들은 전한다. 주가가 오르면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지수연동형 예금도 선호한다.

지난해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채권은 올 들어 시들해졌다. PB들은 국내 회사채 대신 미국 등의 해외 우량 회사채를 발굴,추천하고 있다.

긴 설 연휴를 끝내고 시작하는 재테크 시장은 새로운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