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변 산유국으로 정치 불안이 확산될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증시는 급락했고 환율은 급등했다.

코스피지수는 31일 전날보다 38.14포인트(1.81%) 하락한 2069.73으로 장을 마쳤다. 이집트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부상하면서 코스피지수는 2080으로 급락 출발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물까지 나오면서 장 초반 2070선을 위협받던 코스피는 개인이 꾸준히 매수세를 늘려가면서 오후 한때 2090선 가까이 낙폭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7000억원 가까운 외국인의 매물폭탄에 2060선으로 밀린 채 1월 증시를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11월 옵션만기일 이후 최대치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5219억원, 781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6961억원 순매도했다.

차익 프로그램은 446억원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비차익으로는 1197억원 매물이 나오면서 프로그램 전체로는 75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중동발 삭풍의 영향으로 희비가 뚜렷이 엇갈렸다. 국제 유가 상승 기대로 화학업종은 0.54% 올랐고 의약품업종도 급락장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운수장비와 건설업종은 중동사태의 피해업종으로 지목되며 각각 4.08%, 3.58% 급락했다. 은행업종도 3.69% 약세를 보였고 지수 급락에 증권업종은 2.96% 하락했다. 운수창고 업종 역시 3.24% 내림세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520선에 턱걸이 했다. 개인이 613억원 사 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8억원, 420억원 순매도하면서 코스닥지수는 1.15% 하락한 521.38로 장을 마쳤다.

이집트 사태로 환율도 급등했다. 환율은 엿새만에 급반등하며 그동안의 하락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7원 급등한 1121.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집트 정치 불안이 국내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이집트에 대한 익스포져와 차입금 규모가 미미해 이집트의 정정 불안이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주변 이슬람 산유국 등으로 정치 불안이 확산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0년 9월말 현재 이집트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져는 없고 차입금은 600만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